비둘기를 보면 항상 잡아먹는 매의 본성은 변하지 않을거라고 믿으면서 “거짓말하고 사기 치고 배신을 밥 먹 듯하고 배은망덕에다 도둑질을 일삼고, 게다가 약하고 변덕스럽고 비겁하고 샘내고 게걸스럽고 술주정하고 인색하며, 또 야망에 불타고 피에 굶주리고 서로 모함하고 방탕하고 광신자에다 위선자에 어리석기까지 한” 인간의 본성은 어째서 바뀔 수도 있다고 믿는가. 그래도 볼테르는 ‘삶을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을 찾아냈던 것 같다.
뿌리에서 싹이 트는 게 아니라 씨알의 아래쪽 싹이 뿌리라는 것, 즉 식물의 본원은 뿌리가 아니라 씨알이라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그 씨알이 태어난 알터에까지 사유는 확장될 수밖에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나고 자란 문화의 바탕을 알아야 하고, 따라서 그 모태를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자용 선생의 신념이 ‘우리 멋’ 찾기로 이어지는 헌신적 여정.
누군가에게, 나 또한 주었을 상처를 생각한다.
죄책감은 상대에게 용서를 요구하고 따라서 이기적이다. 바꿔 말해서 나는 상대에게 용서를 요구하지 않고 사과할 수 있을까? - P152
내가 이렇게 살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희생되었을까? 이 안락함이 나에게 주어지는 대가로 무엇이 지불되었을까? - 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