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재지이 1
포송령 지음, 김혜경 옮김 / 민음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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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권으로 된 요재지이를 읽고 감탄을 한 적이 있어서 6권짜리 완역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 사게 되었다. 지금 5권을 읽고 있는 상황에서의 감상은, 이 선물 보따리는 너무 크다는 것이다. 미련스럽게 한꺼번에 많이 사버린 내 잘못도 있지만, 이야기의 색조랄까 분위기 같은 것이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서 읽다보면 약간 질리는 감이 있다. 그래서 한꺼번에 읽기를 포기하고 자기 전에 서너개씩 읽기로 했다. 욕심을 부리지만 않으면 정말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 단, 자기 전에 읽으면 안타까운 꿈을 꾸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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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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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 머릿속으로 스토리만을 되살려 보면, 의외로 액션성이 많이 들어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클라이액스 부분 같은 경우,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공포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 군데군데 나오는 엄청나게 잔인한 묘사들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오히려 책을 덮은 뒤에까지 끈질기게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는 끈끈한 불쾌감은 소설 속에 나오는 '검은 집' 때문인 듯하다. 때와 오물이 달라붙어 타르 같이 무거운 검은 빛을 띠는,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 같지 않은 이 집의 이미지는 비인간적인 살인마의 내면과 일치한다.

이것은 공감하기 때문에 느끼는 공포가 아니다. 오히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분 나쁜 수렵자에 대하여 사냥감이 느끼는 공포에 가깝다. 그런 존재들이 나와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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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네테스 1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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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네테스>는 근미래 SF만화-특히 우주와 관련해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어느새 SF라면 사이버 스페이스, 정체성의 혼란 등 음울하고 철학적인 주제들이 먼저 떠오르게 되어버렸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누가 뭐래도 SF를 처음 접하고 좋아하게 됐던 건, 어렸을 때 밤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언젠가 별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햇던 그 마음 때문이 아닐까. 이 만화는 그 진공의 칠흑 속에서 살아가는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주에 가겠다는 꿈을 이룬 후 사람들은 다시 어떻게 살면서 어떤 꿈을 꾸는가. 설득력 있는 설정과 내용에 어울리는 하드한 그림체, 적당한 거리감, 색이 분명한 스토리가 어우러진 걸작이다. 그림만으로도 별 4개감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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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처녀의 탑
루디야드 키플링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도서출판 다시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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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단편들을 모았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는 약간 실망이었다. 상당 수가 이런저런 단편집들을 통해 접해봤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원숭이의 손>,<살인마박물관>,<엠워스 부인>등이 그렇다.

게다가 번역의 질도 작품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훌륭한 부분도 있지만 명백히 오역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가치가 있다. 특히 표제작인 <세 처녀의 탑>을 읽으면서 오랜 만에 호러 특유의, 환상적이고 소름끼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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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담 - 구니오와 미나에의 문학편지
쓰지 구니오·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김춘미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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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가 이렇게 쏠쏠함도 처음 알았다. 나도 읽었던 책이 나오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분 좋게 읽고, 내가 안 읽은 책이 나오면 거의 질투를 하면서 읽었다. 이렇게 재밌는 것을 안 읽었다니. 그래서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 책에는 포스트잇 플래그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앞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들을 표시한 부분이다. 그 중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도 꽤 된다.

참으로 즐거워 보인다.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이야기의 현실적 의미를 굳이 따지고 드는 것을 싫어하는 내 취향에 딱 맞았다. 이야기는 이야기로, 그 속에 빠져 들어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살을 다 발라내고 구조를 분석하고 한 뒤에 남는 것은, 이야기로서의 힘을 다 빼앗긴 지식 뿐이다. 이 책은 그 이전에 순수한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힘에 넋을 빼앗긴 두 사람이 끊임없이 밷어내는 감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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