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읽고 나서 머릿속으로 스토리만을 되살려 보면, 의외로 액션성이 많이 들어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클라이액스 부분 같은 경우,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공포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 군데군데 나오는 엄청나게 잔인한 묘사들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오히려 책을 덮은 뒤에까지 끈질기게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는 끈끈한 불쾌감은 소설 속에 나오는 '검은 집' 때문인 듯하다. 때와 오물이 달라붙어 타르 같이 무거운 검은 빛을 띠는,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 같지 않은 이 집의 이미지는 비인간적인 살인마의 내면과 일치한다.

이것은 공감하기 때문에 느끼는 공포가 아니다. 오히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분 나쁜 수렵자에 대하여 사냥감이 느끼는 공포에 가깝다. 그런 존재들이 나와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