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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 하루의 리듬
안셀름 그륀 지음, 황미하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성당에 발걸음하지 않고 있는 저는 매주가 바쁩니다. 화요일에는 볼링동아리에, 수요일에는 복지관에, 금요일에는 서원에 갑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이 그나마 좀 덜 바쁜데, 이마저도 여러 가지 하느라 에너지를 다 써 버립니다. 원래라면 현재 하고 있는 중국어와 다른 언어들도 공부하려고 교재도 사 두었지만 마음을 다시 바꾸고 중국어만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어를 제외한 다른 교재들은 모두 책상 밑으로 치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을 중국어로 시작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평일마다 중국어 선생님께서 미션을 단톡으로 보내주시는데, 강의를 듣고 녹음을 하고 퀴즈를 풀어 인증합니다. 때때로 평일이 지겨울 때도 있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저는 영락없이 침대에 누워 지내야만 합니다. 약에 절어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이것저것 건드리려 했는지 생각할수록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에는 HSK 3급 시험을 쳤습니다. 다음 주가 성적 발표일입니다. 저의 현재 중국어 실력을 가늠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조언을 하신 모 선생님께서는 최소 5급 이상은 따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중국어로 한정을 짓게 된 건 이 선생님의 조언 덕분입니다. 선생님은 이것저것 건드리는 건 안 하는 거나 똑같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중국어만 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리추얼 이야기에 중국어를 언급하는 건 중국어를 제 삶에 들이려고 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모두 아침 일찍 나가는 순간부터 텔레비전 채널을 중국어만 나오는 뉴스로 돌립니다.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중국어가 흘러나와야 그래도 좀 덜 불안합니다. 어제는 중국어 만화책도 몇 권 구입해 두었습니다. 오늘은 중국어 작문 스터디도 결제했습니다.
중국어를 배운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욕심내지 않고 공부하다보니 어느덧 중고급의 초입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교양 수업 시간에 배우다가 약 10여 년이 지나서 다시금 발음부터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습니다. 중국어 선생님은 저를 가르칠 때가 가장 수월했다고 하셨고, 저에게 중국어를 살리면 좋겠다고 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며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게 필요한 건 HSK 6급 자격증입니다. 저는 40세가 되기 전에 해당 자격증을 따려고 결심했습니다. 중국어는 제 삶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해야 할 일 리스트(다른 언어들을 공부하려던 계획 등)를 없애고 나니 몸이 확실히 덜 피곤합니다. 언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저는 이제 중국어 이외의 언어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