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 - 지속 가능한 모임 운영 가이드
동네언니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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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난시라서 오랜 시간 동안 글자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재미와 흥미 추구가 아닌 지식 축적을 위해 읽기 때문에 다독이 힘든 점도 있다. 남들은 한 달에 사오십 권을 읽는 반면 나의 경우 같은 기간 내 열 권 남짓 읽는 정도랄까. 책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좀 부끄럽긴 하다.

나에게는 책이 사람친구보다 낫다. 나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병원신세를 지는 바람에 사회화 정립이 되지 않아서 친구 사귀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래들은 그런 나에게 돌을 던지거나 이상한 별명을 지어 부르는 등 온갖 방식으로 괴롭혔다. 그나마 착하다고 하는 친구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잘해주는 척 하면서 뒤에서 험담했다.

그런 내가 그나마 괴롭힘을 덜 당하는 방법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었다. 전교에서는 아니더라도 반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했다. 책만 읽는다고 면박 주는 애들도 있었지만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무슨 책이야?” 라고 묻는 애들도 있었다. 학생 때는 도서관이나 속독학원에서 빌려 읽었지만 성인 돼서는 제3의 경로로 책을 구입해 읽는다.

나는 말을 잘 못하는 편이다. 생각은 많이 있는데 도무지 입이 움직이지 않아서 더듬게 마련이다. 가족들도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꾸 말을 꺼내라고 채근하는데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때는 깊은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는데 셋 이상이 모이면 입을 닫아버린다.

나의 독서 이력은 이렇게 시작됐다. 좀 재미있게 읽고 싶은데 의무감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 갑갑하기도 하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이 항상 재미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역시 읽는 동안에는 언제 다 읽을지 막막해하다가 다 읽고 났을 때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특히 두꺼운 분량의 책일수록.

책을 좋아하다보니 독서 모임에도 자연히 관심이 생기게 되는데, 마침 독서 모임을 주제로 책이 나왔다. 저자님은 상당히 인지도 있는(나만 몰랐던) 독서 모임의 호스트였다. 그러다보니 독서모임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고 모임마다 한둘씩 있는 빌런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 독서모임 호스트로서의 모든 역량을 책에 담았다.

책이 쉽고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니까 좋았다. 원래 글을 쓰시는 분이라 그런가보다. 읽는 내내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임을 하든 글을 쓰든 저자분처럼 자신만의 특색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특히 초보자를 위한 독서 모임을 열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저자분을 멀리서 응원하며 비루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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