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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알기 - 이 시대에 왜 브뤼기에르 주교인가? ㅣ 브뤼기에르 주교 시리즈
조한건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6월
평점 :
브뤼기에르 주교는 우수한 성적과 두터운 신앙심, 대담하고 솔직한 면모를 갖춘 만능 인재였다. 따라서 그에게는 안락하고 평화로운 앞날이 보장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교는 그런 현실에 만족하지 않았다. “가서 모든 민족을 가르쳐라”는 말씀을 모토로 삼아 불편하고 불안한 미래를 선택했다. 그의 선택은 조선에 가서 선교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조선의 천주교는 신부가 없이 평신도가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종교였다. 평신도가 천주학을 공부해서 만인에게 전파한 것이다. 잘 알겠지만 조선은 유교 사상이 깊게 뿌리박힌 국가였기 때문에 서학 따위는 받아들일 수 없는 학문이었다. 그런 나라에 자진해서 선교하겠다는 건 죽음을 각오하겠다는 말과 마찬가지였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파리외방전교회가 조선 선교에 대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나열하자 조목조목 반박한 다음 대안을 제시하였다. 조선 선교에 열망이 있었던 만큼 조선을 향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이다. 조선으로 향하는 주교 일행의 여정은 평탄하고 꽃밭 같은 길과 거리가 멀었다. 주교는 안타깝게도 조선에 도착하지 못하고 중국 마가자에서 생을 마쳤다.
주교는 조선에 도착하지 못하였지만 그의 여정은 실패가 아니었다. 그 길은 이제 오늘날의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되었다. 주교님이 이역만리부터 닦아두신 길을 끊지 않으려면 우리도 하느님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박해받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