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 예수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
베른하르트 벨테 지음,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3월
평점 :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시각은 부활 대축일을 즈음한 저녁이다. 부활 대축일에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그분에 관한 이야기만 해도 모자랄 것이다. 그런데 왜 성모님을 묵상한 글을 읽느냐면 성모님만큼 신자들 삶의 모범이 되는 성인이 없기 때문이다. 또 성모님이 아니었다면 예수님은 태어나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성모님의 이야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어머니인데도 비중이 많이 낮다. 그러나 우리는 믿을 교리로써 성모님을 공경하고 그분을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꼽는다. 또 그분의 승천을 기념하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녀임을 고백한다. 성모님을 삶의 희망으로 두며 그분께 우리의 바람을 전구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성모님은 우리가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지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어린 예수님께서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라고 하신 반문에도 버릇없음을 지적하거나 꾸짖지 않으시고 마음속에 곰곰이 간직하셨다. 서른을 갓 넘긴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실 때도, 심지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에도 있는 그대로 하느님 앞에 내어드리셨다.
이는 우리의 믿음도 이렇게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당장 나만 해도 0.1초 만에 믿음이 흔들렸다가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모님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으셨다. 아무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나쁜 무리들에게 조롱과 수모를 당하면서 온몸이 찢어지는 수난을 겪고 있음을 보고도 억울하다고 항의하거나 소리치지 않으셨다.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어도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어려운 일이 다가와도 우리는 굳은 믿음을 유지해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과 성모님의 승천은 단순한 의무대축일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과도 직결된다. 우리가 그분을 향한 한결같은 믿음을 지켜 나간다면 언젠가 어둠이 걷히고 밝은 빛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