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간을 위한 기도서 - 겟세마니의 예수
이재현 엮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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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달에 한두 번 성당에서 독서를 합니다. 그 몇 번이 성시간이 잡힌 목요일 저녁미사 때입니다. 성시간은 매주 목요일 저녁미사 후에 있다는 것만 알지 그 의미는 잘 몰랐습니다. 미사 마치고 수녀님과 복사단이 분주히 움직이고 나면 성가 부르고 분향하고 묵상하는 경건한 시간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은 성시간의 진정한 의미와 성시간을 보내는 방법, 기도문 등을 빠짐없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성시간은 우리를 위해 수난과 죽음을 몸소 겪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그분께 사죄하며 회개하는 시간입니다. 일찍이 예수님께서는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성녀에게 당신의 괴로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원래라면 성시간은 자정이 조금 안 되는 시간에 거행되어야 하지만 교회의 편의상 저녁미사 후에 하고 있습니다. 만일 원래대로 진행했다면 저는 성시간에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몸이 찢어지고 살점이 떨어지고 손발에 못이 박히는 고통까지 겪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최대 수혜자인 우리는 정작 예수님께 아무것도 해드리지 않고 그분께 드리는 걸 아까워합니다. 또 같은 죄를 반복해서 짓고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우리 때문에 나쁜 무리들의 채찍을 맞고 침을 맞고 온갖 고통을 다 당하셨습니다.

사실 예수님을 외면하고 배은망덕하고 그분의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바로 저입니다. 제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저를 성당으로 불러 주셨습니다. 미사가 있든 없든 산책할 때마다 성당에 들러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는 가끔 생각날 때면 평일 오전 미사에 참례하는데 그분은 매일매일 제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면 저는 더 이상 죄 지을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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