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존재들
브라이언 도일 지음, 김효정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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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많고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다른 형제들과 공평하게 사랑받고 자라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발한,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저자 브라이언 도일은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뛰어난 이야기꾼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왜 작가다고 하냐면 이 저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세상을 향한 시선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채 자라왔기 때문에 저자의 사랑 넘쳤던 삶이 부러웠다. 저자의 인생은 예쁘고 사랑스럽고 또 제목처럼 찬란한 하루하루였던 것 같다.

나의 과거가 아무리 부정적이고 어두웠더라도 지금부터 조금씩 긍정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면 된다. 내가 왕따를 시켰더라면(혹은 때리거나 놀리던 입장이었다면) 평생에 걸쳐 힘들게 사는 게 마땅하지만 피해자였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왕따를 당하는 내내 괴로웠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괴롭힘은 끝났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도 언젠가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20대 중후반까지 줄곧 힘들게 지내다가 30대로 접어들 무렵에야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나도 그랬으니까.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고 매사에 감사하게 되고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의 20대 시절까지는 너무 괴로워서 더 이상 삶의 의욕이 나지 않았었다. 걸핏하면 자해하고 약 먹고 그랬다. 대학원 수료 후 논문 한 편도 못 쓰고 빌빌대다 이리 걷어차이고 저리 걷어차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논문을 못 써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나에게는 또 다른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상황을 함께하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었다. 나는 내가 글을 쓰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또 묵주를 직접 만들게 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의 두 가지 길을 하느님께서 친히 보여 주셨다. 가톨릭을 늦게 접하여서 서른 문턱에 다가서서야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은 나 같은 초짜에게.

하느님은 나의 모든 시선을 행복과 감사로 바꾸셨다. 좋은 사람들을 내 곁에 두심에 감사하게 되었고, 나의 인간적인 고집들을 내려놓게 하심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입장이 아닌 하느님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 주심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상한 사람들을 금방 거를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그런 이들은 더 이상 내 곁에 없다.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셔서 언제 어디서나 지켜주시고 혹은 어려움을 타개할 힘을 주신다. 나는 이제야 그분을 믿는다. 나는 그분을 믿고 사랑하고 의지하기만 하면 된다. 평일 미사는 힘들더라도 주일 미사는 거르지 않는다. 매달 규칙적으로 고해성사를 보면서 영적 상태를 점검한다. 하느님, 저 같은 사람을 불러주셔서 변화시켜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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