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 사회복무요원의 119안전센터 특식 일지
강제규 지음 / 책나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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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사회복무요원의 119안전센터 특식 일지이다. 말 그대로 저자가 119안전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특식을 준비했다는 뜻이다. 저자는 원래 친구 따라 해병대에 갈 생각이었는데 척추측만증이 심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남들은 공익 갔다고 비웃지만 그에게는 신의 한 수였다.

그에게는 요리를 잘한다는 강점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야간자율학습 대신 집에서 저녁상을 차리고 여러 음식점에서 알바를 하면서 쌓아 온 경험이었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엄마가 저녁상을 차리는 게 당연한 불문율처럼 굳어져 있는데 저자에게는 예외였다. 저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레시피를 엮어 소년의 레시피라는 책을 냈었다.

저자는 소방서 내에서도 유감없이 강점을 발휘했다. 하루 5만 원이라는 적은 돈 안에서도 주간 조와 야간 조 모두가 든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식사를 준비했다. 저자의 감동적인 요리에 그 어떤 직원도 불만이나 항의를 표시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회 뜨기까지 해낼 정도이니 말 다 한 셈이다.

매번 본인에게만 일을 부탁하면 짜증이나 화도 날 법 한데 저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했다. 당장 나만 해도 몇 가지 일을 온전히 다 떠맡게 되면 짜증이 밀려오고 귀찮아지는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많이 배웠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는 방법을.

군 생활은 얻어가는 시간이거나 낭비하는 시간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한다. 저자는 군 생활을 알차게 보냈고 많이 배웠다. 좋은 사람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군 생활을 하면서도 갈등 하나 없었던 점도 그렇다. 복무기간을 모두 마친 저자에게 모든 직원들이 아쉬워하면서도 기쁘게 배웅해 주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애정이 있다면 저자처럼 모남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딱히 손해되는 일이 아닌데도 누가 조금만 일을 부탁하면 스트레스부터 생기니 내가 도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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