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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 관계 편 - 가톨릭신문 13년 연재 ‘세상살이 신앙살이’ 총정리! ㅣ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강석진 지음 / 생활성서사 / 2023년 4월
평점 :
관계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는 저뿐만이 아닌가봅니다. 당장 성당 안에서도 여러 가지 갈등이 산적해 있는데 그 중 압도적 1위가 인간관계 갈등일 것입니다. 그런 분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은연중에 잘못된 관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서 서평단에 지원하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너무 제 자신을 개방하다가 조금만 싫은 소리를 들으면 그 자리에서 손절을 결심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저에게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또 다른 친절한 사람에게 같은 행동을 하고 나서 비슷한 결말을 맞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된 이유는 과거의 따돌림을 당한 경험과 그 경험이 수용되지 못했던 상처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혼자서 모든 아픔을 감내해야 했고 이런 저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행여나 이런 이야기를 흘리면 “잊으면 안 돼?” “너한테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라는 반문이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선생님들이요.
이 책에는 모진 아픔을 겪고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형제자매님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분들도 좌절과 원망 섞인 하루하루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만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 이름 모를 신부님의 우시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제 나름대로 비참한 일, 서러운 일 같은 것들을 많이 겪고 지금은 성질도 죽고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뼈 맞는 기분을 느끼는 걸 보면 여전히 저의 문제가 남아있는가 봅니다. 관계 문제로 힘들 때마다 이 책을 찾아 읽고 하느님의 미세한 음성을 감지해낸다면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