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체험
안토니 블룸 지음, 김승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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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톨릭 고전을 접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좀 더 일찍 가톨릭에 입교했더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신앙생활은 신앙연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저는 30대로 접어들기 직전에 세례를 받고 2년 후에 견진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신앙연수는 다른 분들에 비해 매우 짧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신앙연수에 따라 차별대우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1년을 했든 10년을 했든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 주십니다. 각각의 사람들에게 각각의 체험을 보여 주십니다만 어디까지나 그 사람에 맞는 한 데나리온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체험을 깨닫느냐의 문제는 우리의 기도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대체로 무엇을 해 달라는 청원기도가 주류입니다. 기도한 대로 응답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청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하느님을 원망하고 돌아서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한때 그런 적이 있었기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저자이신 안토니 블룸 대주교님은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없을 때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순간은 우리 생활에서 치명적이라고 말이죠.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때 구원받느냐 단죄받느냐 둘 중에 하나여야만 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동안 하느님께 투정을 부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이 가톨릭 신자 모두에게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직자든 수도자든 저 같은 평신도든 기도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이 한 마디 한 마디 직언처럼 느껴집니다만 읽고서 상처받거나 좌절하면 안 됩니다. 우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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