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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 버는, 행복한 경단녀입니다
주머니 지음 / 태인문화사(기독태인문화사) / 2023년 3월
평점 :
주머니 작가님은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하시다가 이제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게 되셨습니다. 서평가와 대학생, 주식투자자, 유아 영어강사, 작가라는 모든 영역에서 인정받고 돈을 벌고 계십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마냥 누워 있게 되던데 주머니 작가님은 좌절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셨습니다.
저 또한 서평을 쓰고는 있습니다만 작가님처럼 단 한 번도 후원 요청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쓰는 서평의 도서는 모두 제가 신청해서 받은 것들이고 혹은 제 돈으로 샀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선택한 책에 후회한 적이 별로 없어서 좋습니다. 어쩌면 제가 책을 많이 읽어 온 터라 좋은 책을 그런대로 잘 찾아내는 게 아닌가 자뻑도 해 봅니다.
저는 주머니 작가님과 다르게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경우 대학원생으로서 논문 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도교수님께서 퇴임을 하신 관계로 새로운 교수님을 정하여 논문지도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논문 쓰기는 요원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저도 어쩌면 경단녀일지도 몰라요.
제가 논문을 여태 쓰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저의 질병 때문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을 학폭으로 보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인간관계에 많은 장애를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고서 대학원 재학 중 한 달간 정신병동에 입원한 적도 있습니다. 논문을 쓰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었지만 저의 글은 논문이 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7년 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논문을 쓰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중입니다. 주제는 가톨릭 신앙과 관련하여 쓰려고 예정 중입니다. 학과는 윤리교육전공인데 가톨릭 신앙이라니 뭔지 모르게 안 맞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신학교 과정 중 윤리신학이라는 과목이 있다고 하니 마냥 틀린 건 아닙니다.
사실 제게는 논문도 중요합니다만 자립이 더 중요해야 합니다. 저는 사정상 남들과 어울리며 뭔가를 함께하는 것보다 혼자 조용히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직업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네요. 다른 여성분들처럼 사회복지나 유아교육에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주머니 작가님은 그저 꾸준히 오래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사항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가장 나중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한 일념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제쳐두고 돈이 되는 일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시간 낭비 돈 낭비가 되기 때문이에요.
저는 책과 공부, 그리고 혼자 있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만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저처럼 극강의 내향인들이 많더라고요. 언젠가는 저와 같은 사람들도 세상과 대면할 수 있는 때가 오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