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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 봤으면 합니다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11월
평점 :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감동에 울고 기쁨에 웃는다. 허영엽 신부님의 저서는 『성경 속 상징』 이후 두 번째인데 나는 이 책이 더 좋다. 신부님의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나 문장 한 줄만 읽어도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책 표지도 다채롭고 깔끔해서 영구소장하고 싶을 정도다.
신부님은 사제로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왔고 그분들로부터 감동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을 만나기 전부터 긴장되고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힘이 빠지는 나와 너무 달랐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내가 더 기쁘고 행복한지 모르겠다. 이렇게 봤을 때 나 또한 남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어린 시절 포용이나 관대함 같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에게 호의적이었던 분들에게 너무 기대려고 하다가 관계가 끊겼다. 지금도 사람들에게 집착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자책하기를 반복한다. 그 때 그렇게 하고 끝냈어야 하는데. 나는 좀 더 자신감이 넘쳤어야 하는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하여도 똑같은 과거를 겪게 될 것 같다. 따라서 나는 과거 이야기를 하거나 과거로 돌아감을 가정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성당을 다니면서 따뜻한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나 또한 그분들을 본받으려고 노력한다.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며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어릴 때부터 좋지 못한 사람들 속에서 포용이나 관대를 겪지 못하고 자랐던 내게 좀 더 좋은 사람들을 맺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 사람(들 만나기)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를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들 속에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 또, 내가 이렇게까지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 남아 있었던 몇몇 호의적인 분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