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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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 첫 문장을 쓰려니 글이 잘 안 써진다. 어떤 글이든 첫 문장이 되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게 첫 문장과 마무리 문장을 쓸 때다. 나만 그런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구미 사람인 저자는 문화 불모지로 손꼽히는 구미에서 <책봄>이라는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구미에 단 한 번도 가 본 적은 없지만 누군가의 첫 발령지, 고향집 등으로 익히 들어 봤다.

또 저자는 고양이 세 마리를 입양해 키우는 소위 냥집사다. 코로나로 인해 발길이 뚝 끊긴 서점을 운영하면서 잠깐 생활고를 언급하지만 책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 어느 정도 사료 값은 챙길 수 있었다. 고양이들을 딸처럼 키우면서 그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이 지각없이 내뱉은 말에 민감해졌다.

<책봄>의 입소문은 자자했다. 가끔 무례하기 이를 데 없는 손님들도 있지만 그녀에게는 좋은 인연들이 더 많았다. 개중에는 책방에서 모임을 주도하기도 했다. <책봄>에서 만나 커플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 남녀도 있다. 책을 통해 만난 인연들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소중한 추억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의 작가들 중 채식주의자가 많다. 나는 고기를 아주 잘 먹으며, 무엇보다 채식주의자가 아니지만 그녀들의 책을 읽다보면 나 또한 채식주의로 살아가야 하나 갈등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녀들은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채식의 중요성을 설파하거나 채식을 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책봄>은 어느덧 5년째다. 문화 불모지에서 열었지만 년수는 제법 긴 편이다. 사람들은 한가해서, 여유가 있어서 책방을 여는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책방을 열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보거나 여유를 부린 적이 없다. 책방을 유지하기 위해 늘 바쁘게 움직인다. 책방 운영도 엄연한 영업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녀가 직접 큐레이션한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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