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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웨하스 의자가 리커버되어 개정판으로 소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보통은 에쿠니 가오리 작가가 좋아서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읽게 되지만
나는 소담출판사가 좋아서 소담출판사 책을 접하다가 에쿠니 가오리 작품들이랑 친해지고 있는중 ㅋㅋㅋ
울 준비는 되어있다, 집 떠난 뒤 맑음 두 권에 이어 세번째로 접하는 에쿠니가오리 세번째 작품 웨하스 의자.
웨하스 의자는 주인공이 어떻게 될까 궁금한 마음에 읽다보니 하루만에 다 읽은 책이다.
이렇게 단 시간에 확 빠져서 소설을 읽은 건 최근에 '바리' 읽은 이후로 웨하스 의자가 기억에 남겠구나.

이 책은 언제 나온걸까 궁금해서 리커버 전 책도 찾아봤는데 2004년에 처음 출간되었다니.
우와 이번에 새로 신간으로 출시되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세련된 소설인데
역시 다르구나 다시 한번 에쿠니가오리 대단함을 느껴본다.
리커버 된 책 표지 느낌이 넘 좋다. 소설속에서 에쿠니가오리가 표현한 주인공의 집과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웨하스 의자랑 넘 찰떡이다!
시작부터 확 이끄는 문구!
우리는 모두, 신의 철모르는 갓난아기다.
오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매우 궁금쓰

한동네에 맛있는 빵집이 있어서, 산책도 할 겸 빵을 사러 나간다. 빵집 점원은 귀염성 있는 여자다. 내가 좋아하는 빵이 늦게 구워지면, 몹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사과한다. 미안해요, 그 빵, 아직 안 나왔어요.
나는 대답은 괜찮다고 하지만, 실망한다. 한동네여도,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마음은 없기 때문이다. p23
주인공의 성격을 잘 표현해주는 부분~
이부분은 비슷한 성격이라 조금씩 주인공에게 몰입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자꾸 주인공은 절망과 친할까,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고 하는 주인공. 걱정이 많은 주인공이다.

이제 갈게.
절망이 말한다. 절망은 어린 시절 얘기를 좋아한다.
그럼 또 보자. 잘 자고.
절망이 그렇게 말하고 나간 후에야 나는 겨우 잠든다. p69
어쩜 이리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인지~ 놀랍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절망을 이렇게 객관화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것도 새로웠다.

내게 인생이란 운동장 같은 것이다. 입구도 출구도 없고, 물론 어딘가에는 있을 테지만, 있어도 별 의미가 없다. 무질서하고, 전진도 후퇴도 없다. 모두들 그곳에서, 그저 운동을 할 뿐이다. 나는 그곳에서, 어쩔 줄 몰라 한다. p23
밤. 나는 애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고는, 기다리고 있지 않다고 착각하지 위해 혼자 외출한다. p93
슬픔.
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한다. 슬픔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고 밝히려 하면 할수록, 그것은 진귀한 식물이나 무엇인 것처럼 여겨지고, 전혀 슬프지 않은 기분이 든다. 다만 눈앞에 엄연히 있을 뿐. 나는 이 집에서 진귀한 식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그런대로 좋은지, 그것은 놀랍도록 쑥쑥 자라고 있다. 그것 앞에서 나는 감정적이 될 수 없다. 슬픔은 나와 따로 떨어져 있어서, 나는 나의 슬픔을 남의 일처럼 바라본다. p130
끝으로 갈수록 안타까웠고, 죽음이 왜 슬픈일이 아니라는 건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건 아닌지
나의 기준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고, 고독하고 외로운 느낌의 주인공은 사랑도 하필 처자식이 있는 남자와 나누다니
내 친구였다면 등짝스매싱이라도 날릴텐데 책 속 주인공이라 다행~
죽음, 절망이 자주 나와서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궁금하고 긴장하면서 읽었다.

이 사진은 무슨 웨하스 과자 홍보단 같은 너낌으로 찍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웨하스 의자 책이 메인인데 마트에서 사서 들고 와서 또 신이 났나봄 ㅋㅋㅋㅋ
웨하스 과자 사올 때만 해도 초반부 읽고 있을 때라 별 생각이 없었음~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 절대 앉을 수 없다. p72
요 내용 보고나서 어라, 내가 생각한 그 과자 웨하스 맞네~
오~~ 에쿠니가오리도 웨하스 과자를 아나봐~~~ 신기하다 하면서
별 생각없이 마트가서 웨하스 의자 읽고 있으니까 나도 웨하스 먹어야지~ 하면서 그저 단순하게 생각하고 사왔는데~~~

책 다 읽고 나서 웨하스로 의자까지 만들어 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긴 나란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왜 만들어봄? ㅋㅋㅋㅋㅋ
만들때까지만 해도 이러면서 만들었는데
아니,,, 만들고 나서 웨하스 의자를 보고 있자니 왜이리 슬퍼
부스러기가 이렇게 많고 약한 과자로 의자를....
그때부터 주인공이 너무나 안쓰럽고 슬프고 하필 과자도 웨하스 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 약한 과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을 다 읽고 나서 웨하스를 보니 그렇게 주인공에 과몰입될수가 없다.
이 책은 분명 다시 읽게 되면 초반부터 가슴이 저려올 듯.
어릴땐 무조건 밝은 느낌의 책! 나에게 긍정에너지만 주는 책을 추구했다면~
이젠 절망, 죽음을 생각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읽어도 뭐 인생을 다 겪어본건 아니지만서도
그 책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보며 나도 어느정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구나~ 싶다.
책을 읽는 시점이 내가 어떠한 상황이냐, 감정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제각각 다르지만
책 속 주인공이 죽음, 절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다 읽고 났을때 마음이 무겁거나 우울하진 않았다.
그저 웨하스 과자가 슬플뿐 ㅋㅋㅋㅋ
내용에서 딱 한번 언급되는 웨하스지만, 책 전체를 읽고 나서 생각해보는 상징성이 웨하스라는 과자에 함축적으로 표현이 되어있어서
우와 어쩜이리 제목을 웨하스 의자로 선택 잘 했는지 에쿠니가오리에게 박수를!!!!!!!!!!!!!
책을 읽고도 제목이 와닿지 않는다면 웨하스 과자로 직접 의자를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