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소담출판사에서 리커버 되어 출간된 에쿠니 가오리 소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제목만 보고는 슬픈 소설인가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처음 책을 받았을때 제목만 보고 느꼈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2005년에 출간된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단편 소설로


열일곱 살, 여고생들의 이야기가 6편으로 담겨있다.


여고를 다녔던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학창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초록 고양이



에미는 툭하면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아이가 되었다. 수업이 끝나면 교과서를 들고 혼자 교단으로 올라가 한 번 질문이 시작되면 끝이 없었다. 선생님이 뭐라고 대답을 해 주어도 전혀 수긍하지 않았다. 다른 교과서까지 들고 와 반론을 펼치는 에미에게 선생님 모두 진저리를 쳤다. 딱히 숨기지도 않았다. p81



"나는 초록 고양이가 되고 싶어. 다시 태어나면."


"그 고양이는 외톨이로 태어나 열대 우림 어딘가에 살고, 죽을때까지 다른 생물과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아." p91




에미는 툭하면 질문을 하는 아이였다가, 점점 말이 없어지고 말이 없나 싶으면 갑자기 말이 많아지면서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에미가 왜 그럴까 궁금하고 '나'의 입장이 되어 읽는 나도 자꾸 이유를 찾으려고 했지만 에미는 끝내 입원을 했고, 급속도로 사이도 나빠졌다.


그러다 에미가 했던 말이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다시 태어나면 초록 고양이가 되고 싶은데 그 고양이는 외톨이로 태어나 죽을때까지 다른 생물과는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는~


에미와 '나'의 이야기가 담긴 초록 고양이 였다.



천국의 맛



때로는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너무 어린 탓이 아니라 엄마가 나이를 너무 먹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 둘은 똑같지 않다. 전혀 다른 차원이다.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 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p138



천국의 맛을 읽으면서 이리 세상 쿨한 엄마가 있나 싶었는데 '나' 는 그렇지 않은 순간들도 있다. 누구나 겪는 사춘기 시절이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사춘기를 겪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젠 부모의 입장이고 학창시절의 기억은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아이를 이해 못하고 엄마의 입장으로만 다가가는 상황이 분명이 생기겠지, 그럴때마다 두고두고 꺼내고 싶은 문구이다.


당시에는 나의 전부였을 그것들을 지금의 나는 기억조차 하지 않고, 긴 시간을 두고 나를 형성해 온 많은 사건들 역시 그 의미마저 잊은 채 외면하고서, 나는 현재를 아주 다른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이다. p203



내가 지나왔던 것처럼, 그리고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처럼 내 딸 역시, 아니 이 땅의 모든 여고생들이 성장기란 어두운 터널 속을, 그 감정의 도가니 속을, 그리고 언젠가는 기억에서 멀어져 갈 현재를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p204



역자 후기를 읽으며 많은 공감이 되었고, 세상의 전부였던 그 시절이 떠오르는 에쿠니 가오리 소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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