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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3D ㅣ The Collection Ⅱ
마리옹 바타유 지음 / 보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엄마인 나 또한 서서히 그림책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더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책이나 신문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기도 하고, 발품을 팔아 직접 찾아보기도 하고, 그림책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그림책을 보여주어야 할지, 아이들은
어떤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알아가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정말 다양하고 색다른 그림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유쾌하고 재미나고 감동을 주는 그림책을 만나는 일은 항상
즐겁다. 표지를 보며 어떤 책일지 궁금해하고, 책장을 넘기며 함께 감탄하고 함께 즐거워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읽어주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를 귀로 듣고, 책의 느낌을 맛보고 책의 향기를 코로 맡는다. 그림책을 함께 보는 일은 우리의 오감을 모두 자극하면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기에 책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걸 오래도록 우리 가슴속에 새겨줄 것이다.
이번에 만난 마리옹 바타유의 <ABC 3D> 책은 굉장히 특별하고 새롭고 유쾌했다. 작은 크기의 앨범같은 느낌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장을 넘기니 알파벳 A가 튀어나온다. 팝업북인가보다 생각하고 책장을 넘기는데 이 책은 우리의 생각을 한 발 넘어선다. B는 펼치면서
완전한 모양이 나타나고, C와 D는 한 곳에서 모양을 바꾼다. I와 J는 양쪽 대칭으로 나타나고, O와 P 다음에 Q와 R은 투명종이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A부터 Z까지 차례대로 알파벳 글자들이 우리에게 툭툭 튀어나온다.
책장을 넘기면서 다음 글자는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차게 한다. 그러면서 계속 '우와~ 우와~' 소리를
연발하게 된다. 이야기는 따로 없지만 알파벳 글자 자체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한개의 글자가 우뚝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만 보여주다가 완전히 펴면 전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두개의 글자가 한 곳에 모여있기도 하는 등 알파벳 하나하나가
살아나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듯 보인다. 앞으로 쭉 뻗어서 보기도 하고, 바닥에 펼쳐놓고 보기도 하고, 다시 세워서 보기도 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책을 움직이며 보게 되니 다양한 시선으로 즐길 수 있다.
온가족이 함께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알파벳 글자를 꼽아 보았다. 아들은 V에서 오른쪽 페이지에 비쳐 보이는 'W' 를 뽑았고, 딸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B'가 마음데 든다고 한다. 아빠는 우뚝 서면서 두개로 나타나는 'M'을 뽑았고, 나는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을 섬세한 작업이
눈에 띄는 'U'를 선택했다.
팝업과 3D로 만나는 알파벳 이야기가 참으로 유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