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부인 The Collection Ⅱ
벤자민 라콩브 글.그림, 김영미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파란나비를 날개처럼 달고, 슬픈듯 애처로운 눈빛을 담은 나비부인의 모습에 책을 만나기 전부터 어떤 그림과 이야기를 담은 책인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실 나비부인의 이야기는 제목은 들어봤지만 작품으로 만나기는 처음이다. 소설과 연극, 푸치니의 오페라 작품으로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졌지만 벤자민 라콩브의 그림책으로 처음 <나비 부인>을 만났으니 어쩌면 더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나비 부인>을 만나고 여러번 놀라게 된다. 책의 값도 그러하지만 책의 크기가 그동안 만났던 책 중의 최고이다. 책장을 열어보니 다른 책과는 구성이 다르다. 한 쪽은 하나의 화폭처럼 길게 이어지는 그림이다. 거실에 펼쳐보니 두 번으로 나누어 보아야 가능할 정도로 길다. 앞면의 그림과는 달리 수묵화와 채색화가 섞여 이야기속 감정들을 드러내는 듯 하다. 앞면의 이야기보다 뒷면을 먼저 펼쳐보아서인지 <나비 부인>의 무엇인지 모를 묘한 감정이 나에게 전해져왔다.

이제 앞면의 이야기로 가본다. 미국에서 일본으로 파견온 핑거튼 중위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군 장교인 핑거튼 중위는 게이샤 출신인 <나비 부인>과 결혼을 한다. 나비부인은 결혼한 남편에 대해 종교까지 따르며 순종하고 아이를 키우며 기다리지만, 핑거튼 중위는 그저 일본 문화에 대한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나비부인과 결혼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아들을 키우며 기다리던 나비부인은 핑거튼 중위가 미국에서 결혼한 부인과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아이만을 원하자 '명예롭게 살지 못하는 자, 명예롭게 죽을 지어다." 라는 가훈이 적힌 아버지가 주신 단검으로 그 뜻을 받들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식민지 시대의 그저그런 하나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당사자인 핑거튼 중위의 독백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나비 부인>에 대한 깊은 연민과 미안함, 죽음에 대한 아픔이 깃들어 있어 보는 사람도 마음이 짠해진다. 게다가 라콩브의 신비롭고 원색에 가까운 그림이 더해져 그림책을 넘어선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다가온다. <나비 부인> 오페라를 보지 않았어도 한 편의 긴 서사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난 느낌이다.

파란 나비가 <나비 부인>의 상징인 듯 무표정한 나비 부인과 함께 어우러지며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이 작품에 나비부인의 인생을 담아내려 애쓴 작가의 애정과 노력이 느껴진다.

애절하고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책, 시각적인 감동과 함께 오페라의 장엄하고 극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게 하는 대단한 그림책이다.

 

<나비 부인>의 세부내용 트레일러

http://www.youtube.com/watch?v=rtZtBdX6upA

 

<나비 부인>의 정식 트레일러

http://www.youtube.com/watch?v=JPFb7NJlz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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