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손님 - 이란 땅별그림책 11
파리데 파잠 글, 주디 파만파마얀 그림, 신양섭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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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의 땅별그림책 시리즈 중 이란의 그림책입니다. 이란의 이야기는 '내 사랑 야옹이'라는 그림책을 접한 이후 두번째입니다. 이란인들은 2만명의 시인과 15만명의 양탄자 만드는 장인이 있을 정도로 예술을 사랑하고 삶을 여유롭게 바라볼 줄 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란인들의 예술적 감성이 그림책에도 잘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초대받지 않는 손님은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입니다. 표지에 문을 빠꼼히 열고 내다보는 할머니의 모습이 참으로 따뜻해 보여서인 듯 싶습니다.

그림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맞게 아이들도 좋아하는 마음씨 곱고 친절한 할머니이시네요. 밖에 나갔던 할머니는 비가 오자 다시 집으로 들어옵니다. 비가 거세지고 천둥번개까지 칩니다. 할머니 집에 똑, 똑, 똑.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할머니는 벗었던 차도르를 다시 쓰고 마당으로 나가지요. 마당에 나가면서도 여자들은 차도르를 꼭 써야 하는 이란의 풍습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가 마음씨 곱고 친절하다는 것은 동물들에게도 이미 소문이 다 났나봐요. 비에 흠뻑 맞은 참새, 날개가 비에 젖어 축 늘어진 닭, 까마귀, 고양이, 개, 당나귀와 검은 소까지 차례대로 할머니 집에 찾아옵니다. 할머니는 친절하게도 모두를 집안으로 들여 편안한 밤을 보냅니다. 참새나 닭, 까마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고양이도 할머니 집에 들어와서는 똑같은 손님이 되고, 당나귀나 소같은 큰 동물에게도 자리를 나누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을 조금씩 나누어 함께하는 모습은 그림책<장갑>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침이 되자 손님들은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입니다. 간밤의 비를피하게 해준 할머니께 무엇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겠지요. 집 안에 생기가 돌아 기쁜 할머니는 모두 이곳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집이 좁아 떠날 수 밖에 없겠다고 한 동물들은 각자 할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할머니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은 모두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스스로 각자의 방을 만들고 마음을 모아 서로 도와가며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간답니다.

어렸을적 집에서 여러 동물들을 키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닭과 오리, 토끼, 개, 돼지, 소까지 각자의 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생활했습니다. 마당에 똥을 싸놓는 닭과 오리들때문에 냄새가 나고, 마당 밖으로 탈출하는 송아지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사람과 동물이 한 집안에서 북적북적 지내던 그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는 마당 있는 집에서 이렇게 동물들 다 키우며 살고 싶다고 합니다. 지금은 도시문화로 많이 바뀌어버린 생활모습이 아이들에게는 더 많은 것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도 있네요.

이란이라는 낯선 문화의 그림책이지만 아이들과도 충분히 공감하며 즐길 수 있고, 이란의 문자와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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