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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개 삼년이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9
정하섭 글, 김규택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7월
평점 :
우리 속담 중에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무엇이든 삼년 정도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일이든 잘 이뤄낼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지요. 이 속담의 유래같은 이야기가 나왔어요. 바로 서당 개 삼년이 이야기에요. 강아지 이름이 삼년이라니 촌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납니다.
옛날 어느 마을 가난한 훈장님에게 스님 한 분이 찾아와 삼년만 기르면 복을 받을 것이라며 강아지 한 마리를 건네고 갑니다. 훈장님은 그
강아지 이름을 삼년이라고 지었어요. 훈장님은 삼년이가 벼슬자리를 하나 물어올지, 돈보따리를 물어올지 해마다 했답니다. 삼년 쯤 지나자 삼년이는
사람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어요. 아이들 이름과 글 읽는 소리까지 말이지요. 서당에서 아이들이 시를 읊으면 삼년이도 문밖에서 따라 읊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를 못외워 쩔쩔매는 철수를 보고 훈장님께서 삼년이나 배웠으면 밖에 있는 삼년이도 외울 수 있겠다고 하자 귀가 번쩍 뜨인
삼년이는 시를 달달 외우기 시작합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삼년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서당은 아주 유명해졌답니다. 사람들은 서당도 크게 지어주었고 서당에 모여드는 학생들도 많아져
훈장님은 삼년이 덕에 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충대충 아이들을 가르치던 훈장님은 삼년이가 자신을 깨우치게 해주었다며 그 후로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답니다.
서당을 훌쩍 떠난 삼년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깊고 깊은 산 속 높은 산봉우리에서 도사같은 스님과 함께 마주앉아 바둑을 두며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삼년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 아이는 도사님이 말을 징글징글하게 듣지 않는 제자를 벌을 주기
위해 강아지로 변신시켜 훈장님께 보낸건 아닐까라고 말합니다. 그럴듯한 상상입니다. 삼년이가 서당에 오기 전 이야기로 써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늘은 몸이 피곤해서 아들에게 <서당 개 삼년이>를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읽어주니 자연스럽게 그림을 더 자세히 보게
되더군요. 노랑색을 많이 써서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들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개구쟁이 삼년이, 아이들이 글읽는 소리를 밖에서 흐뭇하게 듣고 있는 삼년이, 아이들의 입모양과 얼굴표정까지 똑같이 따라하는 삼년이, 사람처럼
시를 읊고 의기양양하게 바라보는 삼년이 모습이 더 생생하게 그림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을때는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고 재밌었다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보니 그림책이 주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나도
모르게 삼년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삼년이 표정을 따라하게 됩니다.
우리의 옛 속담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에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옛날이야기같은 느낌이 납니다. 오늘처럼 기운이 없을 때 삼년이 이야기를
보며 즐거움도 찾고, 또 삼년이처럼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삼년이 지나면 삼년이처럼 풍월을
읊을 정도는 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