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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뿌, 어디 가니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9
쑨여우쥔 지음, 남해선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이 있듯이 <샤오뿌, 어디 가니>는 중국에서1961년에 처음
출간되어 5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장편동화라고 한다. 보통은 저자나 옮긴이의 말이 이야기가 끝난 뒷편에 실리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읽기 전에 옮긴이의 말이 앞에 실렸다. 이 글을 보면서 중국의 시대상이 반영된 배경이 어린이의 눈에 어떻게 얼마나 보일까 하는 옮긴이의
염려와 옮긴이가 어렸을적 이 책을 읽고 가졌던 감동이 우리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책읽기 전의 옮긴이의 느낌을 전해받는 것도
괜찮았다.
샤오뿌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닌 헝겊으로 만든 작은 인형이다. 하지만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이나 물건과 이야기를 나누고 움직일 수도 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인형은 살아움직이고 함께 이야기나누는 친구라고 생각하니 동화의 세계에서 크게 무리가 될 일은 없다. 그런데
왜 사람하고만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일까? 피노키오처럼 사람과도 대화를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샤오뿌의 기나긴 모험은 처음부터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야기가 되지도
않았으리라.
핑핑의 사랑을 받던 샤오뿌는 간장종지에서 핑핑의 밥그릇으로 떨어지면서 핑핑과 약간 언짢아진다. 샤오뿌는 더우더우한테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유치원차에 남아있다가 진짜 기차를 타고 낯선 곳으로 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난폭한 쥐 형제들에게 납치되어 죽을뻔하기도 하고, 연에 묶여서
하늘을 날다가 독수리한테 잡혀가는 위기도 맞는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속에서 샤오뿌는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었다. 기차안에서 만난 친구들 전기모터와
라오궈할아버지댁의 국자, 꼬마암탉 점박이와 밀알 동글이와 노랑이는 샤오뿌와 모험을 함께한 친구들이며,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샤오뿌가 그
친구들을 돕기도 한다.
샤오뿌는 자기고집도 강하고 잘 토라지기도 한다. 샤오뿌를 보면 꼭 우리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아직 마음이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욕심도 강하고 호기심도 강해 모험을 즐기기도 한다. 자라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것을 겪어나가면서 삶의 지혜도 얻고,
친구와의 관계도 성립해간다.
자기가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가지는 못했지만 샤오뿌는 다시 핑핑을 만나게 된다. <곰인형 오토>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처럼 샤오뿌도 처음의 그 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작품들의 인형들이 모두 몸이 낡고 기워지면서 조금은 변했지만 마음은 훌쩍
자라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샤오뿌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젠 훌쩍 자란 샤오뿌가 어떤 모험이야기를 펼치게 될까 그것 또한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