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 밥상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3
박남일 지음, 김우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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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들 사이에 줄여쓰는 말이나 새롭게 만든 말들이 나돌고 있어 가끔 알아듣지 못할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물어볼때가 많아요. 줄여쓰는 말은 긴 말을 짧게 줄여 간편하게 쓴다 치지만 새롭게 만든 말들은 입에 붙지 않고 어려운 말들이 많아 꼭 이런 말을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왕이면 예쁘고 고운 우리말들을 지켜나갔으면 하는 바램도 커지지요.

얼마전 작은아이가 학교에서 우리의 토박이말에 대해 공부하면서 덩달아 온가족이 토박이말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어렸을때 어른들을 통해 많이 들었던 말인데 지금은 잘 안쓰게 되는 말들이 많았어요. 아이들에게 뜻을 설명해주면서 우리말에는 참으로 예쁜 말들이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도 되었답니다.

이처럼 고운 우리 말들을 잘 안쓰게 되면서 아이들에게도 전해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길벗어린이의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을 보면서 몇번씩 소리내어 읽다보니 아이들도 어느새 조금씩 입에 붙기 시작했어요. 이번에 출간된 <지지고 볶고!>는 밥상 위의 우리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만화처럼 컷으로 구성되어 말풍선과 글이 함께 있으니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요.

밥 짓고 떡 빚고

손맛을 내고

지지고 볶고

맛이 어때?

밥과 떡의 이름, 김치의 나물와 이름과 손맛을 내는 우리말 이야기와 썰기의 종류, 지지고 볶는 음식, 맛을 나타내는 표현까지 모두 네 가지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사용하는걸 본적이 없는 조리는 요즘 쌀에는 돌이 없어서 필요가 없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어 이해하기 쉬워요. 엄마 어렸을적 가마솥 밥이 그립다고 하니 아이들도 가마솥밥과 누룽지를 먹고싶다고도 합니다. 먹는 사람에 따라 밥을 부르는 말이 다르다는 것도 특이하게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머슴이 먹는 '입시'나 제사에 올리는 '메'라는 말은 조금 어렵게도 느껴지구요.

지난 주말에 김장을 하고 왔기에 김치 담글때의 절이다, 버무리다, 얼버무리다, 뒤버무리다라는 말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로만 보는 것보다 경험과 함께 하면 더 쉽고 재미나게 다가오나 봅니다.

푸성귀 중에서도 들이나 산에서 자라는 것은 푸새, 밭에 일부러 씨앗을 심고 기르는 것은 남새라고 하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기에 기억해 두었다가 봄에 쑥뜯고 나물을 뜯을 때 기억을 되살려봐야겠습니다.

'지지고 볶고' 부분을 보면서 삶는 것과 찌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물어봅니다. 국수나 고기처럼 물을 듬뿍 넣은 냄비에  끓여 푹 익히는 것은 삶는 것이고, 찐빵이나 고구마, 옥수수처럼 물을 담은 냄비 위에 찜솥을 걸치고 익히는 것은 찌는 것이라 하니 이해가 되나 봅니다. 삶고 찐다는 표현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음식을 먹을 때 맛을 표현하는 말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참 다양한 표현들이 많습니다. 구수하다, 삼삼하다, 구뜰하다, 간간하다, 떨떠름하다, 팍팍하다, 타분하다...

떨떠름한 맛을 떠올려보라 했더니 안익은 감을 먹었을때 혀에 뭔가 많이 달라붙은 느낌이라 합니다. 어떤 것을 먹었을때 이러한 표현을 쓸 수 있는지 이야기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자꾸자꾸 소리내어 읽다보면 노랫말처럼 음률이 생겨 읽는 재미도 생겨납니다. 입에 붙다 보면 자연스레 밥상 위에서도 이러한 말들이 살아나겠지요. 석류를 먹을 때 그냥 '맛있어'라고 하는 것보다 '새콤달콤해서 맛있어'라는 말이 석류의 맛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주니까요.

 

<책을 읽고 함께 해요!>

'손맛을 내고' 부분의 썰기의 종류에 대해 통썰기, 반달썰기, 어슷썰기 등에 대해 나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해보자 하니 좋다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바람이 들어 맛이 없어진 무를 하나 가지고 송송 써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통썰기와 반달썰기를 하고,

 

 

 

깍둑썰기와 채썰기까지 해봅니다.

채썰기는 누가 더 잘 썰었는지 점수까지 매겨달라고 했다죠. ^^

 

 

 

 

이제 고추로 어슷썰기를 해봅니다. 그런데 잘은 안되나 봅니다.

모양은 삐뚤빼뚤이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보려는 노력이 가상하기만 합니다.ㅎㅎ

 

 

 

칼질이 재미있는지 채썰기한 무를 잘게잘게 자르기 시작합니다.

"엄마, 이건 무슨 썰기이게요? 바로 가루썰기에요."

ㅋㅋ 둘이서 무를 아주 산산조각내고 있습니다.

 

 

가끔 요리할 때 아이들과 함께 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오늘도 물만난 아이들처럼 무썰기에 한참동안이나 집중해 재미난 시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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