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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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습니다.

두툼한 옷에 모자까지 쓴걸 보니 추운 날인가 봅니다.

동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 골목길로 아이는 내려왔겠지요.

아이는 혼자서 어디를 가는걸까요?

조그만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과 전차는 너무나 커보입니다.

안전지대에 올라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는 나무막대를 끄적이기도 하고 몸을 쭉 빼보기도 하고, 쪼그려앉아 있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오래도록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아이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봤을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라고 묻는 아이의 모습은 아주 당차 보입니다.

매몰차게 땡땡~ 지나쳐버리는 앞선 두 차장에 비해 잠시 내려와 한군데만 가만히 서 있으라고 얘기해준 차장의 마음이 고맙습니다.

행여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조금은 내려앉았습니다.

아이는 이제 꼼짝하지 않고 엄마가 오실때까지 가만히 서 있습니다.

빨개진 코가 안쓰럽습니다. 살짝 눈물을 흘린 것 같아 마음이 더 짠해집니다.

엄마는 언제쯤 오실까요?

하얀 눈이 내립니다. 눈이 소복이 쌓인 골목길을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이건 엄마가 빨리 왔으면 하는 아이의 마음이 빚어낸 상상일까요?  아니면 아이가 진짜로 엄마를 만나 집으로 가는걸까요?

이야기는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 부분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차가 오는 모습과 눈이 내린 모습만 색이 들어가있기에 우리는 아이의 환상 속으로 함께 들어갔다 나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아이의 코가 더 새빨개지지 않게, 얼굴과 손이 빨갛게 얼기 전에 엄마가 도착하셔서 한손에는 좋아하는 사탕을 들고, 한손은 엄마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아이의 모습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혼자서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다시 그림만 보면서 이야기의 의미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겨레아동문학선집에서 글로만 보았던 이태준의 '엄마마중'이 김동성의 그림을 통해 더 애잔하게 다가왔습니다. 좋은 글이 좋은 그림을 만나 더 좋은 문학작품이 된거지요.

꼬까옷, 색동옷을 입은 아이가 아니라 실제로 보통 가정에서 입었음직한 누런빛의 한복을 입은 아이의 모습이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꼭 우리의 모습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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