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자메이 이야기 <여학생 자메이>

여학생 자메이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몇년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제는 서서히 아이들과 함께 읽고싶은 동화책이 무엇인지 우리 아이가 어떤 책들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졌다.

큰아이는 여자애다보니 학교와 친구들간의 이야기를 재밌어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아이가 먼저 보고 권하는 책은 나도 함께 읽어보고 책이야기를 몇자씩 공책에 적어 교환을 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와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되는 것 같다.

<여학생 자메이>는 아이보다 내가 먼저 보았다. 중국의 여학생 이야기이지만 중국도 예전에 비해 현대문명에 많이 개방되다 보니 우리의 생활과 거의 다를게 없어보인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보듯 평범한 여학생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자메이는 연예인을 꿈꾸는 예능반 여학생이지만 그렇다고 결코 유명해지는 것만을 쫓거나 갑작스런 행운을 바라지도 않는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고, 첫 영화출연에 잠깐 나오는 단역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이고 밝은 아이이다.

자메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위 친구들 이야기도 각자의 개성들이 드러난다. 금연약속을 하고도 엄마 몰래 계속 담배를 피워대는 잘나가는 작가인 아빠, 어린이 연극배우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엉뚱한 매력이 있는 엄마, 잘난척쟁이에다 항상 엉뚱한 짓을 많이 하는 쌍둥이오빠 자리, 탑배우가 되길 열망하고 약간은 제멋대로인 린샤오메이, 자신밖에 모르지만 자메이와 뭔가 통하는 샤오루, 무술의 대가라 뻥을 친 위저우 등 이들과 엮인 자메이의 일상속에서 우리는 자메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있다.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덮어두지 않고 과감하게 나서는 것, 무엇이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단점이 많은 친구도 다른 장점이 있을거라 믿고 다가가는 배려심..우리는 이런 자메이에게서 긍정의 힘을 얻게 된다.

좋은 책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부모들이 잔소리하는걸 제일 싫어한다고 하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로 하는 것보다 좋은 책 한 권을 권해보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자메이를 통해 '나도 이렇게 해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겠다! 라고 아이들은 책을 보며 마음을 다잡게 될 것이다.

이제 딸에게 이 책을 건네야겠다. 그리고 다 읽고나면 우리는 자메이에 대해 또 아이 본인이나 친구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