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간의 요술 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7
천장훙 지음,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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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크기도 크고, 표지에서 보이는 약간의 무거운 느낌이 선뜻 책장을 펼치기 힘들게 했습니다. 혼자 먼저 보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책을 보여주겠다며 함께 보았지요. 아이들은 그림을 보지만 읽어주는 엄마는 글을 주로 보기 때문에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 그림책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의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혼자서 그림만 찬찬히 보고 다시 글과 함께  또 한번 보았습니다. 그제야 그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협영화를 보는듯 한 편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이 그림책에 서서히 매료되어 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고두고 봐야 그 맛을 제대로 느끼는 그림책들이 있나봅니다.

어려서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한간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김홍도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다보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두 화가의 예에서 배우게 됩니다.  김홍도는 지금까지 사랑받는 우리 민중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풍속도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고, 한간은 말그림을 통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요술 말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내려오고 있겠지요.

한간은 자신이 그린 그림속의 말이 생기가 넘쳐 종이 밖으로 뛰쳐나올까봐 늘 고삐에 매여 있는 말들을 그린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그림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매여 있는 말들은 사람들에게 예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들이 더 생동감있게 느껴지려면 어떤 얽매임도 없이 자유롭게 달리는 모습이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간은 1,200년 전 중국 당나라때 실제로 있었던 화가입니다. 한간의 그림 <말들과 마부>를 보고 천장홍이라는 작가가 전해내려오는 요술 말 이야기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낸 그림책입니다.

실제 한간의 그림과 같은 기법으로 비단에 그렸다고 하는데, 정말 당시의 한간의 그림과 똑같은 느낌이 납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그림 한 점을 보고 새로운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 또한 신선한 충격입니다. 우리는 보는 것 자체만으로 생각하고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남다른 것일까요? 내 마음에 들어온 그림 하나, 사진 하나를 보고 또 보고,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상상한다는 것이 참으로 매력있는 일이라는걸 이 그림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창의적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필요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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