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냐오의 백합계곡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이철민 그림 / 보림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책이 꽤나 두껍다보니 중국 아동문학 세 권 중 가장 마지막으로 보게 된 책이다. 그러다보니 쉽사리 읽혀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중간에서 책읽기를 그만둘 수 없게 만드는 어떤 힘이 나를 이끌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바로 건냐오라는 소년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을 것이다.

열네 살 소년 건냐오는 혼자 사냥을 갔다가 근처에서 찾아보기 힘든 흰 독수리를 죽이게 되고 독수리의 발에 묶인 빨간 천에 구원을 요청하는 즈옌이라는 소녀의 글을 발견한다. 그 후 즈옌이 있는 백합계곡의 꿈을 꾸고 건냐오는 계속해서 즈옌을 구하러 백합계곡으로 떠나야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힌다. 아버지가 계시는 국화언덕을 떠나 백합계곡을 찾아 막연하게 서쪽으로 길을 떠나는 건냐오는 혼자서의 여행이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백합계곡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계속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건냐오는 꿈을 찾아 떠나는 반진선생님과 같은 좋은 길동무를 만난다. 푸른 탑에서 잠시 머무르다 말을 살 돈을 마음씨나쁜 사람에게 빼앗기기도 하지만, 나쁜 일 뒤엔 좋은 일이 찾아오듯 건냐오가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듯한 백마를 얻게 되어 다시 서쪽으로 떠난다.

혼자서의 여행이 외로운 건냐오에게 또다시 흑마를 탄 '긴 다리' 아저씨가 나타나는데 너무 친절하다 싶은게 이상하다 했더니 광산에 잡혀가 힘든 시기를 겪는다. 하지만 애꾸눈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해 다시 서쪽으로 향한다. 

기운이 떨어지고 심약해진 건냐오는 집생각이 간절해져서 국화언덕으로 향한다. 아버지의 임종을 직감한 것이었을까? 병약해진 아버지를 떠나보낸 건냐오는 왜 떠나지 않고 국화언덕에 남아있냐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린 다음 다시 서쪽으로 떠난다.

대평원에 도착한 건냐오의 나이는 열일곱살이 되었다. 열네살에 서쪽으로 떠났으니 건냐오도 이제 점차 청년으로 자라가고 있는 것이다. 백마를 타고 가다 미시로 가는 츄만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부잣집 사위가 되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건냐오는 다시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다시 길을 떠나게 된다.

건냐오는 타락의 도시 잉덴에서 미시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서쪽으로 가려는 의지도 약해지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의 의지가 충만하던 건냐오가 아니라 이제는 모든 것에 낙담해버린 건냐오가 된것이다. 술과 도박에 빠져 백마까지 팔아 방탕하게 살던 건냐오는 다시 반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건냐오가 그리도 찾아헤매던 백합계곡에 들어선다.

현실세계의 갖가지 어려움들을 이겨내며 환상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건냐오의 성장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그것들을 이겨내며 한발씩 나아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꿈을 찾아 떠나는 길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고, 셀 수 없는 유혹들도 있으며, 빠져나오기 힘든 유혹들로 인해 목표를 잊어버리고 방황할 수도 있음을 건냐오를 통해 보여준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 건냐오는 결국 목표에 도달한다.

흥미를 끄는 주제이거나, 한순간에 쏙 빠져드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건냐오가 자신의 목표를 끝내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끝까지 지켜보게 되는 소설이다.

백합계곡은 어떤 곳일까, 즈옌과 만난 건냐오는 어떻게 될까, 많은 것들이 더 궁금했지만 이야기는 건냐오가 백합계곡에 도착해 울음을 터트리며 끝이 나고 만다. 처음엔 조금 허무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 후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니란 것을 책을 다 읽고 난 후 조용히 음미하며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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