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 발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8
오호선 글, 유승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적 할머니가 '옛날옛날에~'로 이야기를 해주실때면 귀가 쫑긋해져서 어느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로 빠져들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아이들도 옛날 저의 모습과 똑같아요. 어떤 이야기이든 옛날이야기라면 엄마의 이야기보따리가 떨어질때까지 밤새도록 듣고싶어 하지요.

이야기로만 듣고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것들을 아이들과 함께 옛이야기 그림책으로 만나기도 하는데요. 좁살 한 톨로 장가든 총각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어요. 좁쌀 한 톨을 바꾸고 바꾸고 반복해서 장가까지 들었다는 총각이야기는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요.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본 <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 발>은 좁쌀 한 톨로 장가든 총각과 비슷한 이야기에요. 뒹굴뒹굴 총각은 새끼 서 발로 장가를 들게 된답니다. 수수께끼같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게으름뱅이 뒹굴뒹굴 총각이 살았어요. 밥을 먹을때, 똥을 눌 때, 놀 때, 잠을 잘때도 뒹굴뒹굴해서 뒹굴뒹굴 총각이래요.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새끼 서 발을 꼰 총각을 어머니가 화가 나서 내쫓아버렸지요.

새끼가 무언지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를수도 있어요. 우리는 작년에 집에서 작은 통에 모를 심어 수확하고 난 짚으로 아빠와 함께 새끼꼬기를 해본적이 있어서 빨리 이해하네요. 한번도 보지 못한 친구들도 총각이 들고가는 모습을 보면 새끼가 무언지 짐작할 수 있을 거에요.

총각은 새끼 서 발을 들고 길을 떠나요. 간다령 간다령 새끼 들고 간다령~~

총각이 들고 가던 새끼는 동이가 되고, 동이가 쌀 서말이 되고, 쌀이 죽은 나귀가 되고, 죽은 나귀가 산 나귀가 되고, 산나귀가 죽은 색시가 되고, 죽은 색시가 산 색시가  된답니다.

이쁜 색시를 탐낸 부자에게 수수께끼에서 이겨 소랑 돈까지 다 얻게 되는 뒹굴뒹굴 총각이에요.

너무 쉽게 다른 것들을 얻어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죽은 나귀와 죽은 색시로 바꿀때는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야기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옛이야기를 들려줄때 여과없이 그대로 들려주는게 이야기의 맛을 살려주는 것이라는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지요.

가진 것이 보잘것 없지만 총각은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기꺼이 바꾸면서도 항상 즐거운 모습이에요. 새끼로 줄넘기를 하고, 동이를 굴리고 가는 유쾌한 총각의 모습속에서 보는 사람도 즐거워집니다. 

총각의 간다령 간다령~, 바꿔요 바꿔요~, 예뻐요 예뻐요~ 하는 말들이 노래처럼 음률을 타고 전해져서 반복되는 말들도 재미를 더해줍니다.

책을 읽고 나서는 우리도 뒹굴뒹굴 총각처럼 말하고 다닌다지요. 졸려요 졸려요~, 또 이야기 해줘요 해줘요~, 잘자요 잘자요~, 좋아요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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