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미술관 그림책이 참 좋아 9
유주연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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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나 명화작품들은 내게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많이 알려진 명화 몇작품 외에는 제목도, 그 작품의 작가도 잘 모르는게 많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미술관이나 명화를 멀리하게 할수는 없기에 가끔 책을 통해 명화들을 만나곤 한다. 하지만 그림속에 담겨진 의미들을 다 이해한다거나 그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 속 역사이야기들을 다 들려주기엔 나의 지식도 부족하고, 아이들도 아직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미술에 가까이 가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제목부터 우리의 흥미를 끄는 그림책을 한권 만났다. 바로 <뒤죽박죽 미술관>..표지를 보는 순간 미술관에서 무언가 재미난 일들이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떤 미술관일지 우리도 뒤죽박죽 미술관으로 함께 들어가볼까? ㅎㅎ

책의 맨앞과 맨뒤의 면지에는 고급액자에 끼워진 명화와 조각작품들이 배열되어 있다. 우리가 아는 작품도 있고, 잘 모르는 작품도 섞여 있다. 책장을 넘기니 <뒤죽박죽 미술관>이라는 제목 아래 '정기휴관일'이라고 쓰여 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다. 관람객들이 오지 않는 정기휴관일에 미술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걸까? 어서 빨리 책 속으로 들어가고픈 충동이 마구 솟아난다.  

미술관에 회오리바람이 일어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고추로 물을 뿜어내는 아기조각상분수의 깜짝놀라는 얼굴, 큐피트의 화살이 엉뚱한데로 날아가 황당해하는 모습!! ㅋㅋ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감이 배가 되게 한다.

미술관이 난장판이 되었다. 경비원이 정리를 하려는데 송충이 눈썹을 붙인 모나리자가 흑흑 울고 있다. 미의 여신 비너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비뇽의 처녀가 들어와 있다. 나폴레옹은 사라지고, 병사들과 말은 나폴레옹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삭 줍는 여인들은 이삭주울 생각은 않고 텔레비젼을 보며 깔깔거리고 있다. 그토록 찾던 나폴레옹은 별난 초상에서 과일을 따먹고 있고, 고갱은 친구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에서 꽃을 꺼내 머리에 꽂고, 잎으로 콧수염도 달았다. 백남준의 '존 케이지' 작품의 머리가 없어졌다. 이삭 줍는 여인들이 보던 텔레비젼이 그 머리였나보다. 생각하는 사람 로댕은 '샘'이라는 작품을 깔고 앉아 볼일을 본다.

ㅋㅋ 정말 미술관이 완전 뒤죽박죽이다. 경비원의 난감해하고 당황하는 모습에 보는 우리는 더 신이 난다. 경비원이 드디어 소용돌이 하나를 발견했다. 그림 속이 답답해서 바람 쐬러 나왔다가 이 소동을 만들어낸 소용돌이가 경비원에게 잡히고 말았다. 소용돌이는 휘이이이잉~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아! 재밌었는데...ㅎㅎ 그런데 아직 끝난게 아니다. 소용돌이는 경비원에게 같이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어? 무슨 소리지? 경비원도 사실 뭉크의 '절규'에서 빠져나온 그림이었던 것이다.   

푸하하하~~ 넘 신나고 재미난 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쉬는 월요일, 정기휴관일에 가면 꼭 이런 광경을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이 무엇이다, 누가 그렸다, 누가 만들었다!! 이런 설명이 하나도 필요없다. 그림책을 보면서, 또 다보고 난 후에 앞뒤 면지의 그림들과 비교해보면서 스스로 찾아보고 있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연거푸 두번이나 읽어달라고 했다.

이 그림책의 작가는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도 궁금해한다. 유주연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명화들을 보고 가슴설레이면서 명화 속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하며 따라 그리곤 했다고 한다. 그 느낌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을 우리와 만나게 해주어 참으로 감사하다. 미술관이 이렇게 신날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니 말이다.

미술작품이든 그림책이나 동화작품이든 어린시절부터 다양하고 재미난 상상력들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다. 그만큼 어려서부터 틀에 갇히지 않는 다양한 상상의 세계가 어린이들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눈앞에 보여지는 학습의 성과물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공감해주고 더 많이 펼쳐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할 일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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