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막걸리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양재홍 지음, 김은정 그림 / 보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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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적 할머니께서 누룩을 띄워 막걸리를 만드셨던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만든 막걸리는 우리집 일하는 날 함께 나눠드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보림의 새로운 솔거나라 시리즈 <우리집 막걸리> 그림책을 보니 저 깊은 곳에 있던 나의 기억이 조금씩 떠오르네요. 엄마의 추억을 나눠보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책을 펼쳤습니다.

최근에 <우리 음식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청주와 막걸리 만드는 방법을 본 딸아이는 뒷표지를 보자마자 '누룩고리 밟고 있네~'라고 아는체를 하네요. 약간 어려운 지식책이었는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보니 더 반가운가봐요.

 

아이의 눈을 통해 엄마와 할머니가 술 빚는 과정을 보여주는 우리의 전통문화 그림책..

맷돌을 돌려 밀을 갈고, 밀기울은 체에 걸러 누룩반죽을 만듭니다.

버선발로 누룩고리를 꾸꿀 밟아 짚을 덥고  열흘동안 잠을 잔 누룩은 하얀곰팡이가 생깁니다.

아빠가 누룩을 절구에 넣고 쿵쿵 찧은 누룩가루는 사흘동안 밤이슬 맞히기와 햇볕에 말리기를 합니다.

할아버지는 항아리에 볏짚 태운 연기를 쇠어 소독이 되게 하고, 엄마와 할머니는 누룩가루와 지에밥을 이리저리 섞어 항아리에 담으면 아빠와 나는 맑은 샘물을 갖다 부어요.

사흘째 되는 날 술항아리에 귀를 대보니 뽀글뽀글 소리가 들려요.

열흘쯤 지나 술 항아리 안에 용수를 넣자 용수 안에 말간 술, 청주가 고입니다.

청주를 가마솥에 붓고 소줏고리를 걸쳐 불을 지피면 소줏고리에서 맑은 소주가 똑똑 떨어져요.

할머니는 자배기에 쳇다리를 걸치고 체를 얹어 술덧을 벅벅 치대면 뿌연 물이 고이기 시작하는데 이게 바로 막걸리에요.

 

술을 빚는 모든 과정과 사용되는 도구들이 익숙하니 그림을 통해 이야기가 쏙쏙 들어옵니다.

딸아이는 '아! 이 도구가 이렇게 사용되는 거구나~' 하고 빠르게 이해를 하네요. 

하지만 누룩고리, 용수, 소줏고리, 자배기, 쳇다리..이런 옛날의 도구들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아이들은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림책 뒷면에 술 빚는데 사용되는 옛날의 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나와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네요.

 

집에서 직접 술을 빚어 벼 베기 하는 날 동네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먹는 술맛!!

이것이 바로 공동체문화의 맛이 아닐까요?

지금은 거의 사라진 문화이지만 시골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정을 나누는 곳이 많지요.

함께 나누는데서 오는 삶의 즐거움을 아이들도 그림책을 통해서나마 가슴으로 느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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