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사서 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12
가와하라 마사미 원작, 우메다 슌사쿠 글.그림, 고대영 옮김 / 길벗어린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주황색과 분홍색의 중간쯤(?) 되는 색과 검정색으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느낌의 그림책..그림도 복잡하지 않고 아주 간결하다. 글을 보지 않고 그림만 먼저 넘겨가며 보았다. 휠체어를 탄 사서와 세 아이들, 그들이 마음을 주고받으며 함께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이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이 책은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사서일을 하고 있는 가와하라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장애인의 몸으로 사서일을 하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는 어떻게 오랜 시간을 계속 사서일을 해올 수 있었을까. 그 의문점의 답은 이야기속에 모두 들어 있었다.

공부와는 거리가 먼 세 아이들, 책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단순한 호기심으로 들르게 된 마을도서관에서 그들은 휠체어를 탄 사서를 만난다. 도서관에 왔으면 책봐야지~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마음부터 읽어주는 사서 선생님이 있다. 그렇게 재미삼아 들르던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함께 노는 친구가 있다는 건 아주 즐거운 일이며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느끼며 점점 도서관아이들이 되어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조금 불편할 뿐이라는걸 아이들은 스스로 느끼고 사서선생님의 불편한 부분을 스스럼없이 함께 돕는다. 이 또한 함께 마음을 나누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책이 함께하는 공간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는 도서관!! 나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아는 지역공동체를 이루어주는 도서관의 모습이다. 정상인도 아닌 휠체어를 탄 사서 선생님이 먼저 마음을 열어 함께 나누는 곳이기에 이야기가 전해주는 감동은 몇배로 더 크다.

 

조금 아쉬운 점은 일본작가의 책이니만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일본어로 되어있어 친근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치않은 이름들이 계속 등장하니 책이야기에 집중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볼때는 글을 다 읽지 않더라도 이러한 사서선생님과 아이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이야기형식으로 들려주어도 좋을 것 같다. 

 

얼마전 내가 살고 있는 지역모임에서 작은도서관을 개관하였다.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내고, 앞으로 또 우리의 힘으로 이끌어나가야할 도서관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스스로 어떤 사서가 되어야할까 다함께 고민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에 딱 맞게 나에게 찾아온 <휠체어를 탄 사서>는 그러한 고민을 함께해줄 고마운 책이다.

어젯반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다녀본 많은 도서관들 중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 어디는 왜 싫었는지, 도서관이 어땠으면 좋겠는지..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간이 넓고 읽을 책이 많은 큰 도서관도 좋다하였지만, 엄마가 있는 우리 도서관이 좋다고도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와 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는 그러한 도서관이 아이들 마음속에는 그만큼 크게 자리한다는 것이리라.

<휠체어를 탄 사서>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고,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러한 도서관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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