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 줘유 큰곰자리 5
이승호 지음, 김고은 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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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 책 한권을 갖는 것은 아주 귀한 일이었습니다. 교과서 외에는 나만의 책이 없던 시절..그래서 새학기가 돌아올때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새로 나온 국어 교과서를 몇번이나 읽는 일이었습니다. 그 한권 안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 있었으니까요.

 

충청도 시골마을에 사는 1학년 민재의 이야기..

여름방학 숙제로 선생님께서 책 한권을 읽고 독후감을 쓴 후 나중에 학급문고로 기증을 하라고 합니다. 자신의 책이 한권도 없던 민재는 아빠를 따라 채선생님댁에 가서 <걸리버 여행기>를 얻게 됩니다. 민재는 방학동안 <걸리버 여행기>를 몇번이나 읽고 또 읽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소인국의 거인이 되는 놀이도 하고, 여러가지 상상을 하면서 신나는 여름방학을 보냅니다. 민재는 어렵게 구한 책 한 권을 꼭꼭 씹어먹고, 놀고, 즐깁니다.

 

책속의 민재를 보니 나는 어린시절 어떻게 책을 봤었나 곰곰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웃에 사는 동생네 집에 공주이야기가 가득한 그림책 전집이 있어 날마다 어떤 핑계를 대서든 놀러갔었던 일, 윗마을 교회에 책방이 생겨 방학이면 아예 거기가서 살았던 일, 농활을 왔던 대학생 언니들이 마을에 두고 간 누렇게 변한 마을문고를 보고 또 보고 했던 일, 도시로 고등학교를 오면서 친구집에 갔더니 내가 보고 싶었던 책들이 책장 가득 꽂혀 있어 그 친구랑 더더욱 친하게 지내던 일까지..ㅎㅎㅎ 나만의 책이 없었기에 나에게 책이란 존재가 더더욱 간절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책의 바다에 파묻혀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하지만 책속의 민재나 나만큼 책에 대한 애착이 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책이 좋아서 읽기보다 읽어야 하기에 읽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게 사실이지요. 방학에는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손에서 조금 놓아두고 민재처럼 책의 세계에 풍덩 빠져서 온갖 재미난 상상들을 하며 지내보면 어떨까요? 

1학년 3학년인 우리 아이들과 이번 여름방학은 책 자체가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 책 속에는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가 가득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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