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으로 돌아간 악어가죽 가방 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9
김진경 지음, 윤봉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신랑이 유럽을 다녀왔는데, 같이 갔던 사람들이 모두들 명품백을 하나씩 산다며 나에게도 '하나 사다 줄까?'라는 전화를 했었습니다.
사실 명품이 무언지 구분도 잘 못하는 저이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욕심이 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한두푼 하는것도 아닌 것을 덥석 사오라고 할수가 없었습니다.
가방만 명품이면 뭐하냐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해외여행을 하면 너도나도 사오는 명품들...
사실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는지 잘 모르지만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악어가죽도 포함되겠지요.
사람들의 욕심으로 만들어내는 가죽제품들 모두 사실은 동물들을 희생시켜 나오는 것들이라는건 알고 있지만, 누구나 깊게 생각해보지 않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재미난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길벗어린이의 <밀림으로 돌아간 악어가죽 가방>입니다.
이야기는 백화점 진열대에 놓인 악어가죽 가방 두개로 시작이 됩니다.

큰 가방에서 악어머리 하나가 쑥 나오더니 작어악어를 부릅니다.
가방이 된 엄마악어와 아기악어는 몸이 가방이 되어버려 마음대로 돌아다닐수가 없답니다.
아기악어가 왜 우린 가방이 되어야하냐고 하소연을 하자 엄마악어는 할아버지의 악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옛날 어느 나라에 남 앞에서 뽐내는걸 좋아하는 악어가 있었는데 그 나라의 임금님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하는 말을 들었답니다.
피리도 불어보고 노래도 해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어 궁리를 하다가 꼬리가 배를 툭 치는 '동~'하는 아름다운 소리를 발견하게 되지요.
악어는 임금님에게 가서 꼬리로 자기 배를 두드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줍니다.
임금님은 그 악어에게 궁에서 악사가 되라고 합니다.
악어는 단지 뽐내고싶은 것 뿐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 후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들이 악어를 잡기 시작한 것이지요.
뱃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고, 등가죽으로 가방이며 지갑, 허리띠를 만들기 위해 악어를 마구잡이로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기악어는 엄마악어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그 때 악어모양의 네온사인에서 임금님의 악사였던 그 할아버지 악어가 나타나 엄마악어와 아기악어에게 발을 만들어주고 밀림으로 돌아가게 해준답니다.

그래서 엄마악어와 아기악어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동안만 악아가죽 가방으로 변하게 된답니다.
둘은 하수구를 통해 밀림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우리가 길거리나 밀림에서 악어가죽 가방을 보게 된다면 아마도 그건 엄마악어와 아기악어의 모습일겁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우리 아들은 정말 악어가죽 가방 두개를 본적이 있답니다.
"길을 지나가는데 가방 두개가 있었어요. 내가 진짜 봤어요."
그림책의 상상속으로 금방 빠져들어간듯 했지요. ㅎㅎㅎ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이렇게 사람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이 훼손되고 동물들도 많이 죽어가고 있어요.
악어가 왜 많이 죽어가는지, 사람들이 왜 악어를 잡는지....몰랐던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림책 속에는 이야기와 그림 뿐만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키워주는 많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많은 것을 이야기해볼 수 있게 해주는 이러한 그림책들이 많이 나오길 앞으로도 기대해 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상한 점? 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악어를 잡는 그림 속에 한 악어의 표정이 웃는 모습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이상하다며 발견한 것이지요.
작가가 잘못 그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 눈에는 사람들에게 잡혀가는데 왜 악어가 웃고 있는것인지 의문스러워 하더군요.

책을 읽고 아이들과 악어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유민이는 뽁뽁이 위에 악어그림을 그리고, 재민이는 커다란 종이에 그리겠답니다.

재민이는 평소에 자연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음에 악어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더 유심히 봐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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