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표 오렌지 비누 ZERI 제리 과학 동화 3
군터 파울리 글, 파멜라 살라자 그림, 이명희.김미선 옮김 / 마루벌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학교에서 과학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과학 그림그리기, 과학 글짓기, 과학 독후감... 이 세가지 중에 하나를 한다고 연습을 해오라 했답니다. 
아이들에게 과학이 무언지, 우리 생활 속에서 과학을 어떻게 찾아볼 수 있는지.. 등등에 관한 말씀은 한마디도 없었다 하시더군요.
'과학의 날'이라는 행사를 하는 취지가 무엇인지 조금 씁쓸하기도 하더군요.

'과학'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어른인 저도 당췌 뭔말인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죠.
그래서 그냥 쉽게 우리 생활 속에 모든 것이 과학이란다~ 이야기해주고, 옛날의 생활모습과 오늘날의 생활모습에 대해서도 비교해보고, 예전에 같이 읽은 동화책의 이야기도 나누며 유민이는 조금 이해하는듯 하기도 하고 아직 잘 모르겠다라는 말도 하고...
그렇게 우리 모녀는 어찌어찌 주제를 하나 정해서 글짓기를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면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접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고민도 자연스레 하게 되었지요.
이번에 만난 제리과학동화는 그래서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제 맘에 쏙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지막 질문 '과학은 좋아해요?'라는 질문에는 시원스레 답을 못하더라구요.
우리가 사는 세상 속 삶의 모든 것이 과학이라고 하니 아직 뭐가뭔지 모르겠다는 표정들..ㅋㅋ

우리가 읽어본 책은 <할머니표 오렌지 비누>라는 책이에요.
당나귀가 유난히도 새하얀 털을 가진 양떼들을 보고 감탄을 합니다.
양들은 할머니가 완전 오가닉으로 좋은 비누를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할머니표 비누는 오렌지와 설탕으로 만든다고 당나귀에게 설명을  해 줍니다.
당나귀는 석유로 만든것 아니냐, 야자나 코코넛 기름을 이용하여 열대우림을 베어내고 있는것 아니냐, 농약을 뿌린 오렌지껍질을 이용한다는거냐...하며 의심을 한답니다.
양들은 당나귀에게 오렌지 껍질에 있는 알코올 성분과 설탕의 효능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지요.

어머! 우리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오렌지껍질 즙을 짜서 불에 뿜으면 알코올 성분 때문에 불꽃이 일어난대요.
유민이도 다른 책에서 봤다며 이걸 알고 있더라구요.
알코올은 아주 좋은 세척제이니 오렌지 껍질이야말로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되겠네요.




설탕은 달고 치아를 썪게 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설탕이 물의 장력을 바꾸어주기 때문에 빠르게 흡수되는 역할을 한대요.
진통제 먹을때 설탕과 함께 먹으면 빨리 흡수가 되게 하고, 물이 잘 스며들게 도와주어 때가 잘 빠지게 해준다니 설탕의 새로운 발견이에요. ^^

그리고 그것뿐이 아니에요.....라는 글과 함께 이야기 뒷면에는 <알고 있었나요?> <생각해 보아요> <직접 해보아요> 꼭지가 있어 더 자세하고 충분한 설명과 함께 생각할꺼리, 실험해볼꺼리들을 제공해주니 얇은 한 권의 책으로 정말 많은 걸 얻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그래서.....우리도 실험을 해봤습니다.
마침 오렌지가 집에 있었기에 저녁식사 후 후식으로 오렌지를 먹고 얼른 실험에 들어갔어요.
오늘은 오렌지보다 오렌지껍질에 더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에요. ㅎㅎ

"진짜 불꽃이 날까?"
"와~ 기대된다!"
하기 전부터 난리법석~~






불을 꺼야 더 잘 보일 것 같아 어둠 속에서 촛불 하나 켜놓고 온 식구가 달려들었어요.
은근 겁쟁이인 재민이는 아빠가 손잡아주면서 해보고, 유민이는 한번 해보더니 신이 나서 오렌지 즙을 짜고 또 짜고 했답니다.
정말 불꽃이 일어나는걸 보니 엄마아빠도 넘 신기하더라구요. 

유민이 말로는 오렌지도 되고, 귤껍질도 된다 하더라구요.
이제 오렌지 먹을때마다 실험하자고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

유민이는 학교에 날마다 책을 한두권씩 가지고 다니는데, 실험 다음 날 이 책을 가지고 갔답니다.
가방이 무거울까 걱정인데, 얇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도 좋은 것 같아요.
이야기 아랫쪽에는 영어로도 표기가 되어 있어 가끔 영어로 이야기해주어도 좋을 것 같구요.

왜 제리과학동화일까? 하고 찾아보았더니 ‘제로배출연구계획 Zero Emission Research Initiative’의 약자로, 저자 군터 파울리 박사에 의해 UN대학에 설립된 전 세계 과학자들의 네트워크 이름이기도 한답니다.

단순히 과학적 사실만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게 해주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봐도 좋은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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