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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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김주혜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나의 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특히 소설은 장면을 얼마나 표현하였는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글을 쓰고 원하는 장면을 표현한다는 것은 가히 대단한 일이다.


책 표지를 보고 마음속에 맴도는 구절이 있었다.

'점묘화처럼 정교하게 찍힌 문장들이 열병처럼 휘몰아친다'

개인적으로 묘사가 잘 되어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점묘화처럼 정교하게 찍힌 문장들은 어떤 장면을 보여줄까 너무 궁금해서 설레었다.


읽을수록 문장을 끊임없이 쫓아가게 만드는 책은 오랜만이었다. 한 단어 한 단어가 세밀하게 엮여 한 문장을 만들고 그 문장들이 모여 하나의 장면을 완성시켰다. 한순간이라도 놓치게 되면 이야기의 일부를 놓치는 기분이 들었다.

점묘화처럼 정교하게 찍힌 문장들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였는데 정확하게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너무나도 정확한 이야기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 문장 각각의 묘사가 시적이면서 절묘하였다. 그리고 문장들을 끊임없이 곱씹어 보게 하였다.


책을 읽으며 인생의 한 부분을 끊임없이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도 인생의 일반적인 사연이 아니라 인생의 철학적인 부분을 떠올리고 생각하게 했다. 인생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갈등하는 마음처럼 여러 가지 면을 보여준다. 때로는 칼이 되어 날아와 상처를 입히고 같은 인생 안에서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니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인생도 이렇게 갈등하는데 말이다.


인생에서 많은 매듭이 생겨난다. 인연으로 엮여 만들어진 매듭, 사건으로 생겨난 새로운 매듭 여러 매듭이 만들어지고 그 매듭을 풀어나가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꼬여버린 매듭은 더 이상 풀 수 없는 때가 생긴다. 어디가 시작점인지 알 수 없어 결국은 끊어버려야 할 순간이 온다. 그렇게 끊어버리고 나면 언제까지 괴롭혔나 싶을 정도로 매듭이 풀려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한 번 끊어진 매듭은 다시 연결하려면 결국 매듭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모든 매듭은 풀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끊어내고 돌아서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끊어지고 다시 묶이는 것을 반복한 그 매듭도 끝이 나지 않는다. 삶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 버리더라도 그 매듭은 다른 사람 손에 영원히 묶여 있다. 그렇게 인생에서 많은 시련을 겪고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덮어버리고 끊어내더라도 인생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또 다른 매듭이 생겨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찬란한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이 소설은 결국 예술에 빗대어 표현한 인생인 것이다. 한 발레리나가 최정상에 올랐다가 한없이 추락하고 나서도 다시 시작되는 인생. 다시 추락할지 몰라도 새롭게 일어서는 그런 인생을 그리고 있다. 삶이란 그렇게 계속되어간다는 삶의 이치를 덤덤하게 그리고 아프지만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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