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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 관찰학자 최재천의 경영 십계명
최재천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꽤 유명한 생물학자다 교수생활만 하던그가 우연한 계기로(대체로 타의에 의해) 국립생태원장을 맡게 된다. 그리고 2년여간 생태원을 이끌면서 있었던 일들을 담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초보 CEO로써 몇년 하지도 않은 경영경력으로 책을 쓰기 민망해서 고사했으나
주변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 책을 쓰게 된다
1. 시작
작가는 스스로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교수시절에도 직책은 절대 맡지 않았단다
직책을 맡으면 뒤치다꺼리만 늘고 본인의 일은 할수가 없어,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위해
직책을 고사했다.
그러던중 알고 지내던 환경부 고위 공무원의강력한 권유로 생태원 설립 추진단이 된다
설립 추진도중 정부가 바뀌는데 그는 직언을 많이해서 새 정부(MB)의 눈 밖에 나게된다
그래서 생태원장 직은 안맡을줄 알았는데 설립 위원회의 뜻있는 간부들이 이대로는 안된다며
저자에게 와서 간곡히 요청하여 억지로 떠밀려 생태원을 맡게된다
2. 운영
국립 생태원은 충남 서천에 위치하여 서울에서 빨라도 3시간 반은 이동해야 되는 거리에 있다
생태원의 목표는 연구, 교육도 있지만 관람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함도 목표중 하나다
위에서는 위치도 고려하지 않고 1년에 30만명은 모아야 된다고 하는데, 깡촌에서 그게 쉬운일인가
하지만 저자는 달성했다 물론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할말은 하는 스타일인지라 처음에는 운영을 두고 지역 사람들이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다
우리동네 땅을 내줬는데 생태원에서는 뭘 해줄거냐, 입장료의 얼마를 달라. 이걸 해달라 저걸해달라
...
어느날은 구의원이자 마을에서 힘깨나 쓰는 유지가 와서 '똑바로 안할거면 물러나라' 라고 말하며
시비걸자 저자는 '저도 이자리 원치 않습니다 저좀 내보내 주세요' 라고 강수를 둔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저자는 할말은 다 하는 사람이다
맡기로 한 이상 수박 겉핡기 식의 운영이 아니라 진짜 알찬 운영을 해보고자 나름의 규칙을 세워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1. 타인위에 군림하려 하지 말고 같이 어울려라
자신의 생각이 늘 옳지 않다 내가틀릴수 있음을 인정하고 같이 어울려라.
수십년간 살아온결과 저자는 자신의 생각에확신이 차있는 사람을 보면 측은한 마음까지 든다고 한다
내가 틀릴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리더는 듣는사람이어야 한다
한국정서상 리더가 말하면 그대로 실행된다. 회의때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가만히 있었는데
너무 진척이 안되서 하나 의견을 제시했다. 그것을 토대로 발전시키길 원하면서
그랬더니 다음번 회의때는 회의자료가 자신이 이야기한 내용 일색이어서 리더는 조용히 해야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별개로 책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을 여러번 설명하는데 이전대통령이 서울시장일때
저자에게 의견을 들을 일이 있어 불러서 한시간 정도 만남을 갖고 헤어질때
MB가 저자에게 말하기를 '나는 최교수랑 있으면 참 좋다, 생각이 샘솟는다 또보자'
라고 하자 저자는 '다시는 저를 부르지 마십시오, 전문가라고 저를 불렀지만 오늘 저는 한시간 동안
10분도 채 말하지 못하고 시장님의 이야기만 들었스니다!' 라는 사이다 발언을 했다 ...
물론 그 이후로 MB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지만...멋지다...
3. 리더는 큰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세부내용도 파악해야 한다
저자가 아모레 퍼시픽 서경배 회장에게 들은 이야기 라고 한다 리더는 큰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들
하는데 그렇다고 세부내용을 모르고 있다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면 안된다
그래서 저자는 조금 꼬장꼬장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결재서류가 올라오면 바로 결재하지 않고
내용을 확인하고 결재하는 식으로
그렇다고 무조건 대기하지 않도록 가급적 익일내로 승인을 해줬단다
4. 절대로 혼내지 않는다
혼내서는 개인을 발전시킬수 없다. 혼내면 당장은 생산성이 좋아지고 정신을 차리는듯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한번은 생태원에 시가 새겨진 비석을 심기로 했는데
저자는 무릎 높이만한 작은 비석을 세우고 이후로 여러개를 더 세우려고 했다
그런데 담당자는 의사소통의 차이로 2m가 넘는 비석을 세워버렸다. 이때 담당자를 혼내기 보다는
'저게 너무커서 다른것은 놓지 못하게 됐다. 일을 덜어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말하고 넘겼다고 한다
마냥 용서하는것도 문제가 될순 있겠으나, 혼내지 않는다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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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가 넘치는 경영스타일이다. 겉모습을 위한 일체의 것들을 배제하고
실속있는 경영을했다고 생각한다
경영학 교과서 같은 내용이 아니지만 오히려 생각을 전환시켜 주는 더 깊은 내용이었다
또 글재주도 있으셔서 책도 재미있게 단숨에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