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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랩소디 - 지구 끝에서 던지는 이야기
명세봉 지음 / 예미 / 2019년 4월
평점 :
저자는 10대때 한국에서 파라과이라는 생소한 나라로 이민을 갔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돈에 대해서 큰 집착이 없었고 '명예' 를 더 중시하는 분이었다.
그런데 군 퇴역 후에 처음 시작한 자영업에서 잇따라 사기를 당하면서 어쩔수 없이 파라과이라는
생소한 국가로 이민을 가게 됐고. 거기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한국으로 다시 가거나 아니면 중남미 이민자들의 꿈인 미국으로의 재이민도 생각해봤었는데
결국 50대 중년이 된 지금 저자는 파라과이에서 자리를 잘 잡은 사회적으로도 지위가 좀 되는 성취를 이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국에서 사는것도 힘든데 말이 안통하는 타지에서 사는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은 화장품 유통사업에서 터를 잡았지만 처음에는 식당, 옷도매등 안해본 일자리가 없다고 했다.
음식점을 했을때는 남미 직원들이 재료를 자꾸 빼돌리는 통에 가게를 접을 수 밖에 없었고
옷도매는 장사는 됐지만 남는게 정말 적었다. 아내를 만나면서 장모님이 운영하던 화장품 가게를
인수받으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노력끝에성취를 이뤘다.
그가 30년 가까이 파라과이에서 살면서 겪은 또 생각한 일들을 에세이 식으로 적어두었다.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사람은 더 반가울거다. 그런데 그만큼 상처입기도 쉽다.
'같은 고향 사람이니 속이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고 대하는데 본의이든 본의가 아니든
서로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런데 교민 사회는 좁기에 그럼에도 안보고 살아갈 수가 없다.
자신을 속여먹이려는 사람들 이런 저런 사람들을 다 만나고 겪으면서 자신의 터를 잡은게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저자에 비하면 턱없이 짧지만 나도 한때 외국에서 1년정도 지내본적이 있다. 책에서 나온것처럼
서구권은 교회가 종교를 떠나서 한국인들의 커뮤니티다. 거기서 정보를 얻고 위로를 받기에
근데 그만큼 서로 상처도 잘 받는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거기 뿐이다보니 그 사람들 사이에서 말로
상처주고 사기치고 그러는 거다.
저자야 이민 1세대 이지만 2세대인 자녀들의 자아형성도 문제다.
다행히 저자의 자녀들은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큰듯 하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은것이
내가 외국에 있을때 1.5세대 2세대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니 본인은 영어가 더 편하고 외국의 문화가 더 편한데
현지에서는 비주류고 그렇다고 한국인들하고 있으면 거기서도 이방인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친구들을 본적이 있다.
사람이 어떤 '지역' 에 산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파라과이라는 생소한 땅에서 30년가까이 지낸 저자의 일기와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