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2009)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사람이 불타면, 사람이 어이없이죽으면, 사람들은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만 여길 것이다. 그러고는 내일이라도 자신이 그 사람이 될까봐 저마다 몸서리치며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p33
이 유례없는 경쟁사회에서 우리는 조금씩 지쳐 있다. 그렇더라도 마음이 무거워져야할 때 그 무거운 마음을 나누어 짊어지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듯이, 나라 잃은 백성이 독립운동하듯이. (2010) p54
과거를 영예롭게도 비열하게도 만드는 것은 언제나 현재다. p63
학생들에게 언제까지나 폭력은 폭력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거나, 맞지 않고는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는없는 일이다. 남들이 벌써 하는 일을 우리만 불가능하다고 처음부터패배주의에 젖어 있을 이유는 없다. 우리 사회의 지성을 총동원하여 체벌 없는 교실을 상상해내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2011)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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