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


선입견은 무섭다.

임성순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를 달랑 한 권씩 읽었을 뿐인데 (<자기 개발의 정석><집으로 돌아가는 가장 먼 길>) <구원>이라는 묵직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유머와 페이소스가 들어간 사회파 소설일 것이라 멋대로 추측해 버렸다. 역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비껴가지 못했다.

2012년에 출판된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의 개정판(복간본)이자 <컨설턴트><문근영은 위험해>와 함께 '회사 3부작'이라 불리고 있는 이 소설은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다. 웃음기도 쏙 빠졌다. 주인공들은 학살과 유혈이 난무하는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고 끊임 없이 딜레마에 봉착한다. 신뢰는 어김 없이 배반당하고, 선이라 생각했던 것이 금방 악으로 둔갑한다. 대체 인간이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인지, 평범한 사람들의 숭고한 이상은 어떻게 짓밟힐 수 있는지, 선을 추구하고자 한 인간이 마주한 자신의 민낯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무거운 문제들이 숨쉴 틈 없이 펼쳐진다.

소재도 충격적이다. 의사인 범준은 자살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죽기를 원하지 않는 신부의 장기를 적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15년 전 내전이 끊이지 않던 아프리카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일까? 위험한 오지에 의료 봉사를 다니던 의사 범준이 살아있는 인간의 장기를 적출하게 되기까지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시 오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신부는 왜 장기 적출 대상이 된 것일까?

신부는 의사에게 묻는다.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목숨으로 다른 사람을 살린다고 말하지만 살인 아닙니까?"

"제 목표는 고작 부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장기를 이식하고 남은 신체 조직들 역시 판매합니다. 각막부터 피부, 혈관, 뼈까지 누군가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하죠. 사실상 그것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사람을 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그 조직을 팔아서 결코 장기이식을 받을 수 없는 가난한 자들을 수술하는 데 사용합니다."

"아니요, 사람의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인간을 가치고 따지고 생명을 수단으로 전략시키는 순간, 인간은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인간이 짐승과 다를 바가 있나요? 생명의 가치, 존엄성, 다 좋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은 반짝일 뿐 아무 가치가 없는 얇은 금박 같은 것이지요."(282~284쪽)

"당신 말대로 인간이란 고작 짐승의 위에 금박을 발라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얇은 금박이 우릴 인간으로 만든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까? 그 금박이 바로 우리를 사람일 수 있게 하는 전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까?" (318쪽)


무엇보다도 불편한 지점은 두 주인공-인간의 마음을 구원하는 신부와 인간의 몸을 구원하는 의사-이 너무나 인간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숭고한 이상을 마음에 품었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돈벌이나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악인(과장, 주임신부)들은 이 부조리한 세계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간다. 이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결국 몸부림치는 것은 선한 의도를 가진, 그러나 불완전한 보통 사람들이다. 읽는 내내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주인공들의 생각은 비윤리적이고 불편한 것이었지만, 저런 상황에서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저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을까?"와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의사 범준이 오지에서 돌아와 마트에 우유를 사러 간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난민 캠프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물건들이 시야가 닿는 모든 곳에 있었다. 그 엄청난 양에 범준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는 말 그대로 압도당했다. 현기증으로 비틀거리며 우유를 찾기 위해 냉장고로 걸어가는 일은 쇼핑이 아니라 하나의 모험이자 탐사 같았다... 범준은 공산품의 정글에서 길을 잃었다...통로 끝으로 약국이 보였고 그곳에선 캠프에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소독약, 진통제, 소염제들이 진열대마다 가득 차 있었다. 향연이었다. 과잉의 향연이었다.

범준은 우유 냉장고 앞에 섰다...그가 원했던 건 그저 우유 하나였지만 너무 많은, 너무나 많은 우유가 있었다...어쩌자고 이쪽 세상에선 우유가 수십 종이나 필요한 걸까...포격의 장소가, 두고 온 병원이, 죽어버린 이들이, 그가 죽음을 선고했던 사람들이 차례로 겹쳐졌다...범준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우유들을 앞에 두고 오열하기 시작했다(140-141쪽)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지구의 어느 지역 이야기는 서로 반목하는 인간들의 증오가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불러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런 일들은 우리 또한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에 겪은 적이 있으며, 지금 우리가 사는 지역은 다행히 홀로코스트를 벗어났을지라도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분열이 심각하고, 상대에 대한 증오가 넘쳐나고 있다. 작가는 개정판 출판에 즈음해 이렇게 말한다.

당시에는 생각했습니다. 안일하게도.

이미 일어난 일일 뿐이라고. 세상은 분명 더 나아지고 있을테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잔혹한 현실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낙관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일어났었던 일이라 믿었던 비극이 최근 다시 일어났거나, 또다시 일어나려 하고 있으니까요.

이상한 시대입니다. 과거 이뤘다 믿었던 시대정신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선과 정의의 이름으로 가치관은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입니다(361-362쪽)

주제는 무겁지만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대체 계속 언급되는 15년 전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들이 저질렀다는 죄악은 무엇인지, 그들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조우하기까지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현재와 과거가 숨가쁘게 교차하며 펼쳐지고, 많은 인물들과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주제부터 스토리,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 극한 상황에 몰려 딜레마에 봉착한 인간의 심리 묘사까지 흠잡을 곳이 없는 작품이었다. 책장을 덮으며 회사 3부작 중 나머지 두 권도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문의 힘 - 인간이 지닌 최고의 탁월함은 질문하는 능력이다!
오정환.곽승종 지음 / 호이테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는 개인적인 성공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질문들,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질문들 등 많은 질문과 정보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독서를 글쓰기로 연결시키기 위한 방법도 들어있다.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문의 힘 - 인간이 지닌 최고의 탁월함은 질문하는 능력이다!
오정환.곽승종 지음 / 호이테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리뷰입니다 *



 나는 질문에 대한 책은 대체로 챙겨 읽는 편이다.

내가 질문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강의를 들어도 "질문 있으세요?"라는 말에 강사의 눈을 피하며

고개를 숙이곤 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질문 포비아를 극복할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이신 오정환 작가님은 블로그 이웃님이시기도 한데, 항상 좋은 시와 글쓰기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신다.

 이 책은 ''에서 출발해서 '타인'으로, '세상'으로 확장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성공과 행복을 찾아가기 위한 질문에서부터 타인과 소통하고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질문들,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인 성과를 내는 질문들로 확장되며, 마지막 장에서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있는 독서법과 독서를 활용한 글쓰기, 쓰기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나를 점검하는 질문>

요즘은 바야흐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내면 성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이다저자는 행복한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일은 '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떤 람인가?' 대해 질문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는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가?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나는 무얼 하려고 세상에 왔는가? 나를 알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내면으로부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미래를 좌우하는 세 가지 질문>


 저자는 삶의 방향, 가치관, 목표를 결정하는 가지 질문을 던지고, 질문이 사람의 미래를 바꾼다고 한다.

 

가지 질문은

1)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2) 나는 이것을 하려고 하는가?

3)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것인가?인데 미래를 바꾸기 위해 나도 해보았다.



<긍정적으로 질문하라>


 저자는 나쁜 상황을 확대하는 부정적인 질문보다는 긍정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보다 부정적인 질문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이제부터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질문들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거지? 같은 질문은 일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같이 바꾸는 것이 좋다.



<창의력을 키우는 질문과 관찰>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과학을 연구하든 관찰력은 모든 것의 바탕이 된다 책에서는 주의 깊게 바라보기 감각을 활용한 관찰 비교와 대조

다각도로 바라보기 관찰력을 기르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이러한 방법을 활용하여 관찰 일지를 써보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같다.

<감상평>

책에는 나에 대해 알게 됨으로써 개인적인 성공과 행복을 얻을 있는 질문들,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질문들 많은 질문과 정보가 담겨 있다.

책에서 내게 필요한 질문들을 추려내어 나의 미래 설계 이웃들과의 소통글쓰기에 적절히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있는 '독서를 쓰기로 연결하기'에는 필자가 어떻게 읽기를 바탕으로 저서를 집필할 있었는지 작업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언젠가는 자신의 책을 쓰고 싶다고 희망하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글쓰기도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음표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 물음표가 두려운 , (나처럼) 인풋은 즐거우나 아웃풋은 어렵기만 모든 분들께 책을 추천한다.

질문은 힘이 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통, 독단, 야망 - 위험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티브 테일러 지음, 신예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체 왜 전세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지 궁금하신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들(나르시시스트 혹은 사이코패시라 불리는 초단절형 인간)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들의 심리와 우리가 대응해야 할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통, 독단, 야망 - 위험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티브 테일러 지음, 신예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

 


잘못 뽑은 지도자와 그의 추종자들이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전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고, 역시 잘못 뽑은 지도자가 21세기에 무려 계엄을 선포한 지금, 우리는 "대체 왜 사회 지도층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을까?" "왜 사람들은 이상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추종할까"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러한 의문에 시원하게 답해주는 책이 나왔다.



영국 리즈베켓대학교 심리학 부교수이자 최근 10년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성가 100에 선정된 심리학자 스티브 테일러는 인간의 본성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사이코패스적인 악에서부터 간디와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의 이타적인 선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범주에 걸쳐 있다고 하면서 이런 차이를 '단절' '연결'이라는 열쇳말로 풀어낸다.


 즉, 스탈린과 히틀러는 극심한 단절 상태에 있는 "초단절형 인간(hyper disconnected person)"인데 반해 간디 등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초연결형 인간"이라는 것이다.


 초단절형 인간은 타인과 공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단절된 조각처럼 느끼고 있어 항상 극심한 불안과 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를 메우기 위해 필연적으로 부와 권력을 추구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타인을 이용하고 괴롭히고 제거하는 잔혹성을 보인다.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프랑코, 마오쩌둥, 그리고 트럼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초단절형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는 세상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얻는 것으로 그 결과 세상에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힌다. 반면 간디나 만델라와 같은 초연결형 인간이 추구하는 주된 목표는 세상에 최대한 많이 베풀고 세상이 치유되도록 돕는 것이다"(286) "이들은 권력이나 부를 통해 자아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축적이 아니라기여"(291)



 이 책은 극심한 단절의 상태에서 연결성이 높아지는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암울한 내용에서부터 출발한다.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20페이지를 조금 넘는 정도로 짧은 분량이고 여러 가지 화두를 제시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가독성이 좋다목차만 보아도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명확하고 간결한 소제목을 보다 보면 상세한 내용이 궁금해진다. 예를 들어왜 초단절형 인간이 되는가히틀러와 스탈린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초단절형 인간이 권력을 장악하는 방식충격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정계 진출나쁜 정치인을 욕하면서도 왜 뽑을까 등 흥미로운(그러나 씁쓸한) 내용과 함께공감과 이타성을 깨우는 법가장 큰 힘은 오직 '연결된 다수'다 등 희망적인 내용도 있다.


 저자는 먼저 심리학자들이 사이코패시와 나르시시트적 인격 장애 등으로 설명하는 초단절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단절 장애가 범죄로, 테러리즘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다. 그 후 기업에서, 정계에서 맹활약(?!)중인 초단절형 인간들에 대해 다양한 예시와 함께 서술한다(암울하고 섬뜩한 예시가 많다. 이러한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 더 와닿는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초단절형 인간이 정상적인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를 통제하는 정부를 의미하는병리주의가 인류 역사상 가장 심각한 문제라 보고 병리주의의 역사적 배경 및 파괴적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러한 초단절형 리더를 선택하고 심지어 추종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종종 이러한 리더에게 카리스마를 느낀다. 리더의 충동성을 결단력으로, 나르시시즘을 자신감으로, 무모함을 대담함으로 착각(98)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개인적인 요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들이 초단절형 인간에게 매력을 느끼는 데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이를 "포기증후군"이라 부른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데 지친 많은 사람을은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강력한 부모와 같은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숭배하고 싶어하는데, 바로 이러한 점이 컬트 리더나 구루, 초단절형 리더에게 끌리는 근본적 이유라고 한다. 이러한 상태는 아이들이 부모의 영향력에 완전히 기대어 살아가는 유아기의 상태와 매우 유사하다(217)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도 초단절형 리더는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민주주의가 그들의 폭주를 제어하는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비록 극심한 분리 상태에 있어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무례하다고 인식되는 일이라면 무엇에든 거짓으로 대응하며(148)”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같은 단순한 사상을 홍보하면서 특정 민족 또는 종교 집단을 악마로 몰아세워 적에게 대항하는 집단 정체성을 만들어내지만(149)” 미국보다 더 단절된 사회인 러시아의 푸틴이나 북한의 김정은과 같이 행동할 수는 없다. 언론과 다수의 합리적인 국민이 있고, 사회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병리주의 사회의 리더인 푸틴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트럼프가 더욱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병리주의 사회의 리더인 푸틴이나 김정은을 부러워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저자는 전세계적으로 초단절형 리더들이 맹활약(?!)하고 있지만, 인류는 원래 연결지향적인 존재라고 하면서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온 시간의 95퍼센트 동안 연결형 사회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연결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상태이며, 최근의 초단절형 사회는 일탈적 현상임을 보여 준다(242)”고 언급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타적 행동을 하기도 하고, 평등이나 환경주의 등 타인과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의식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인류는 타인에게 더 많이 공감하는 방향, 평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공감 능력과 양심을 가졌다.고 했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1021)


<책 속의 문장>


--- 왜 연결형 리더보다 초단절형 리더가 더 눈에 띄는가?


 연결형 인간은 대체로 권력에 끌리지 않는다. 이들은 분리된 상태를 겪지 않기 때문에 권력이나 부를 축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의 하나로 리더의 역할에 내력을 느껴 이타적 리더가 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많은 연결형 인간은 리더 역할에 거리낌을 느낀다(156)


 연결형 인간은 자기 자리에 머물면서 같은 수준의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를 좋아한다. 통제나 권위가 아니라 연결을 원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지나친 스트레스와 책임감 또는 지나친 관심 없이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초단절형 인간과 달리 대체로 자부심이 강하고 내적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활동하거나 주의를 전환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현대 정치에 수반되는 미디어의 끊임없는 관심은 이들에게 별로 큰 매력이 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연결형 인간이 정치에 뛰어들기를 꺼리는 덕분에 리더 자리는 그 자리를 차지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초단절형 인간의 몫이 된다(157)


--- 이타적 리더에 대한 흥미로운 예시


 초연결형 리더의 예로 모잠비크의 전 대통령 조아킹 시사누가 있다. 1992, 모잠비크의 내전은 15년간 무너져 버린 폐허와 약 100만 명의 사상자를 남긴 후 끝이 났다...그러나 시사누는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고 옛 정적들에게 복수하기보다 타협하고 기소나 처벌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반군에게 모잠비크군 자리의 절반을 제공하고 합법적 방법으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도록 정당을 창당하도록 독려했다.

2년 후, 모잠비크 최초의 다당제 총선이 열렸다. 시사누는 전 반군 리더와 투표에서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 이후 빈곤을 줄여 지속적 평화를 구축하는 임무에 착수했다.

1992년에 시사누가 명상을 배웠다는 점에 주목할 만한다.... 1994년에는 모든 신입 군인과 경찰에게 반드시 하루에 두 번씩 명상을 하도록 지시했다 (296)


--- 단절된 리더를 이기는 것은 깨어 있는 우리다


 이제 우리는 인간 행동에서 이처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차이는 바로 인간이 서로, 그리고 세상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정도, 즉 연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다...진보는 분리감과 이기심이 줄어들고 공감과 이타심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분리의 환상을 초월하고 우리가 타고난 하나됨을 발견하는 것을 뜻한다(334)


모든 초단절형 인간이 치료되길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 특히 초단절형 인간이 권력에 접근할 기회를 제한해 그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340)


그러기 위해서는 심리학자 및 기타 정신 건강 전문가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정부나 조직에서 심리학자를 고용해 후보자의 성격과 행동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비춰 후보자가 리더에 적합한지 판단해야 한다(342)



<감상평>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서, 이 책이 영성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 책인지 전혀 몰랐다. 요즘 영성(마음챙김) 관련 책을 편식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요즘의 정치와 사회를 분석한 책을 읽어보자는 마음에 (심지어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 책을 선택했는데, 놀랍게도 "우리 모두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이다"라는 영성 책에서 늘 언급되는 메시지에 가닿았다. 저자가 최근 10년간 계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성가 100인에 선정되었다는 것, <자아폭발><마음의 숲을 걷다(우울과 불안을 다스리는 여덟 가지 감정 레시피)><보통의 깨달음> 등 저자가 집필한 마음챙김에 관한 책이 우리 나라에도 여러 권 번역되어 나와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저자는 모든 고통과 불행을 단절에서 온다고 하면서 우리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특성인 '연결'을 되찾는 것만이 우리 모두가, 그리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공감의 스위치를 켜는 강력한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하기도 한다.


 병든 사회, 포기증후군에 잠식된 단절된 사회에서는 초단절형 불통 리더와 그 그룹이 득세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22년에 출판되었는데, 만약 이 책이 지금 나왔다면 저자는 한국의 사례를 추가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작년 12,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다행히 포기증후군에 잠식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초단절형 불통 리더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마지막 계엄이 있었던 1970년대, 1980년대 사회와 다르다. 그렇지만, 지금 정치인들 중 강력한 연결'을 바탕으로 한 이타적 리더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우리가 그러한 정치인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걸까. 많은 사람들의 연계와 행동으로 얻어낸 값진 기회가 또다른 초단절주의 세력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두드러지고 있는 반목과 갈등도 마음에 걸린다. 우리가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연결'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도자들이 전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지,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궁금하신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