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라이팅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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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달 만에, 그것도 14개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책 한 권의 초안이 완성된다는 말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도대체 어떤 방식이길래 가능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바이브 라이팅』은 막연한 이론서가 아니었다. 저자 황준연은 지난 수년간 수많은 예비 작가의 출간을 직접 이끌어온 현장형 기획자다. 그는 작가들이 집필 과정에서 겪는 공통적인 장애물을 일곱 가지 유형으로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으로 ‘듀얼 브레인’ 시스템을 제안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와닿은 문장은 “작가는 더 이상 언어 노동자가 아니라 서사 설계자다”라는 선언이었다. 문장을 미려하게 다듬는 기술보다, '무엇을 왜 쓸 것인가'를 명확히 아는 구조적 기획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나 역시 떠오르는 생각을 AI에게 쏟아놓고, 그 초안을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곤 한다. 문장을 만들고 배열하는 물리적 수고는 줄었지만, 반대로 내가 정말 어떤 이야기를 어떤 흐름으로 엮고 싶은지 스스로 분명하게 아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실감한다.


속도감 있게 완성된 원고의 밀도에 의구심이 들어, 실제로 이 방식을 통해 출간된 『퇴근 후 2시간의 마법』을 찾아 읽어보았다. 걱정과 달리 탄탄한 구성과 생생한 경험이 돋보이는 실전 가이드북으로서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 품고 있던 의문이 이내 풀렸다.


결국 책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AI가 문장을 정리하고 속도를 높여줄 수는 있어도,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이야기인지 결정하는 일까지 대신해줄 수는 없다. 책에 담긴 14개의 질문은 바로 그 고유한 '페르소나 지문'을 이끌어내는 정교한 안내서다.


이 책은 단순히 AI로 책을 쉽게 쓰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AI 글쓰기 시대에 작가가 붙들어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첫 문장 앞에서 망설였던 이들에게, ‘언젠가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이제는 정말 써보자’는 확신으로 바꾸어줄 실천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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