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밝힌 발병에서 투병, 그리고 회복에 이르는 과정에는 행운과 불운이 교차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혈압이 무려 200을 넘었음에도, 병원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저자의 억울함이 짐작되었다.
그러나 불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에 쉰다고 연락했을 때, 회사의 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곧바로 알아채고 부인에게 “응급차를 부르라”고 했다. 이후 병문안을 와서도 휠체어에만 의존하지 말고 걸어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저자는 헌신적인 재활 선생님을 만난 것도 큰 행운이라 말한다. 그의 힘겨운 재활 과정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자전거로 가까운 거리를 오가며 가벼운 산행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는 대목에서는, “아, 정말 다행이다.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어느 순간 원망과 부정 대신 ‘감사’를 선택했다는 점이었다. 정말로 현명한 결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