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나처럼 살지말아라
이재철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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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도 큰 병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나는 아파본 경험이 있기에, 큰 병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유독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들의 고통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들이 나누는 메시지는 내 삶에도 직접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책 <너희는 나처럼 살지 말아라>는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뇌경색으로 쓰러진 저자의 투병과 재활, 회복의 기록을 담고 있다.


⚡ 젊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

인테리어 회사 팀장으로 일하던 저자는 39세에 갑작스럽게 뇌경색 증상으로 쓰러졌다. 두통과 시야 흐림 같은 전조 증상이 있었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지 않고 두통약만 복용했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습관과 술담배 등 좋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병은 더 빠르게 다가왔다. 요즘은 젊은 암 환자들도 많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나처럼 살지 말아라”는 강력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모든 사건에는 행운과 불운이 공존한다

저자가 밝힌 발병에서 투병, 그리고 회복에 이르는 과정에는 행운과 불운이 교차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혈압이 무려 200을 넘었음에도, 병원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저자의 억울함이 짐작되었다.

그러나 불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에 쉰다고 연락했을 때, 회사의 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곧바로 알아채고 부인에게 “응급차를 부르라”고 했다. 이후 병문안을 와서도 휠체어에만 의존하지 말고 걸어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저자는 헌신적인 재활 선생님을 만난 것도 큰 행운이라 말한다. 그의 힘겨운 재활 과정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자전거로 가까운 거리를 오가며 가벼운 산행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는 대목에서는, “아, 정말 다행이다.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어느 순간 원망과 부정 대신 ‘감사’를 선택했다는 점이었다. 정말로 현명한 결단이었다.


사랑을 나눈다는 것

투병 중 저자는 인터넷 카페에서 뇌경색을 이겨낸 환우의 경험담을 읽으며 큰 용기를 얻는다. 무엇보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의 사랑과 헌신을 새삼 깊이 느끼게 된다. 그는 “서로에게 보내는 사랑과 믿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재활 치료”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그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 건강에 대한 조언

저자가 강조하는 건강법은 단순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다. 비싼 건강식품을 찾기보다 해로운 음식을 줄이고, 토마토와 당근 같은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 역시 암 진단 전의 식습관을 돌아보면 참 엉망이었다. 식사 준비에 드는 시간이 아까워 늘 간편식과 레토르트 제품, 배달 음식과 외식에 의존했고, 술과 커피를 즐기며 달콤한 디저트도 자주 먹었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과 결별한 뒤로는 환절기나 겨울마다 괴롭히던 비염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저자는 비타민 D를 약으로 먹기보다 햇볕을 쬐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햇볕과 음식만으로 충분히 보충하기는 쉽지 않으니, 첨가물이 적은 보충제를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뇌혈관이 막히면 혈압이 올라간다는 기본적인 원리조차 몰랐습니다. 너무나 무지했고, 결국 큰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41쪽)

  • “삶은 언제나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지만, 아프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45쪽)

  •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냥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조차 너무 감사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대고 누워 있었을 때,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지난날이 있었습니다."(65쪽)

  •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시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용기를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지내다 보면 분명 좋은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작은 마음의 변화가 여려분의 삶을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98쪽)


우리는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설마 내가 그런 병에 걸리겠어?” 하는 마음으로 행동하곤 한다. 나 역시 우리 집안이 대체로 장수했고 특별한 지병이 없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전과는 상관없이, 건강하지 않은 습관은 내 몸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이 책은 100쪽 남짓한 작고 얇은 책이지만, 고통을 겪는 환우와 가족들을 응원하고, 자신처럼 아픈 경험을 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길 바라는 저자의 절실한 마음이 담겨 있다. 현재 투병 중인 환우나 그 가족, 그리고 나처럼 아픔을 겪어본 사람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아직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경고를 전한다. 블로그나 카페에 올렸던 글인지 각 에피소드마다 이웃들의 댓글이 함께 실려 있어, 나도 읽으면서 자꾸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의 마음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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