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 제주 올레? 마흔에 올래?
안수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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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사람들은 왜 그 길을 걷는 걸까?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 올레길…

SNS에서, 책 속에서, 유튜브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하지만 종종 “저렇게까지?”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나 역시 집 앞 양재천을 걷는 걸 좋아한다.

큰 결심도, 많은 비용도 필요 없이

그냥 가볍게 나서면 되는 산책길.

하지만 산티아고나 올레길처럼

멀리 떠나서 며칠, 혹은 몇 주씩

걸어야 하는 길이라면

분명 큰 결심과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을

그 길 위로 이끄는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이 책을 펼쳤다.



직장 생활과 딸아이 양육으로

늘 바쁘게 살아가던 저자는 마흔이 되자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롯이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커졌다고 한다.

그 때 우연히 올레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되었고,

올레를 걷기 시작한다.

저자는 올레길을 걸으며

비로소 진정한 자신과 마주했고,

함께 걷는 이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으며,

삶이 한층 넓어지고 깊어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얻은 깨달음을

책 속에 담아 나누기로 한다.

“마흔에 만난 제주 올레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게 해준 원동력이자,

내 안의 꿈을 다시 흐르게 해준 운명 같은 길이었다.”

(16쪽)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결국 두려움 위에 용기를 얹어

두 다리를 올레길 위에 올려야 했다.

(19쪽)

책 속에는 친구, 가족과 함께 걸었던

다채로운 올레길 코스들이 펼쳐진다.

그중 저자의 ‘원픽 코스’와

특히 기억에 남는 숙소 이야기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가족과 함께한 동행은

추운 겨울날에 더 빛났다.

강풍과 싸우고, 고단함과

직접적으로 맞선 올레에서야

사소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의 온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올레 초행자를 위한 Q&A’가 실려 있어,

준비물부터 코스 선택, 현지 꿀팁까지

한눈에 정리되어 있다.


책을 덮자마자 나도 모르게

‘제주행 땡처리 항공권’을

검색하고 있었다.

아들이 군에 입대하기 전에 둘이서

바다와 하늘, 그리고 돌담길을 벗 삼아 걷는

올레길을 상상해 본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와 마주하며,

서로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나만의 ‘올레’가 있는지 자문했다.

올레는 단순한 길이 아니라

내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자,

세상과의 연결과 확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매개체다.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올레길을 찾고

용기를 내어 두 다리를 올려 걷기 시작해야겠다.

이 책은 늘 머뭇거리던 내 등을

힘 있게 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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