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할매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장준영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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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는 할머니와 손녀(혹은 손자)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할머니는 화려한 싱글 같아 보이신다.

빌라의 맨 꼭대기 옥탑방이 할머니의 집이다.

책을 펼치면 할머니의 작은 집을 들여다볼 수 있다.

옥상을 반으로 나누어 왼쪽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는 작은방과 거실, 부엌, 화장실이 있다.

고양이도 살고 있는데 고양이 모래상자까지 깨알같이 그리신 작가님의 센스에 미소 지었다.

(실제로 고양이 화장실은 꽤 면적을 차지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앞마당은 빌라의 나머지 옥상 부분이다.

할머니의 옥상 마당에는 호박이며 파, 상추, 가지 등등의 채소들은 물론이요, 맨드라미와 봉숭아와 같은 꽃들도 자리하고 있다. 다분히 한국적인 정원이요, 한국적인 텃밭이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 봉숭아 할머니와 이웃들 간의 이야기가 소소하게 펼쳐진다.

할머니와 옥상에서 꽃을 심는 같은 건물 꼬맹이들,

봉숭아꽃이 만발할 때 꽃물을 들이는 아이들..

하하 호호 모여서 김장을 담그는 어머님들의 모습까지..

(게다가 봉숭아 할매의 힙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한 장에 글자가 얼마 없다.

할머니의 말 한마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전부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나 풍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웃과 나누는 정이 담뿍 들어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유아용으로 분류된 그림책이다.

하지만 마흔이 넘은 나도 너무 즐겁게 봤다. 지금도 보고 있고, 계속 볼 것이다.

그림과 내용이 너무 예뻐서 자꾸만 손이 간다. 힐링이란 게 이런 것이로군 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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