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이렇게 책을 들었다가..
한두 장 넘기고,, 이 책은 편안하게 앉아서 읽을 책이 아닌 걸 깨닫고 책상에 앉아 줄그으며 정독했다.
"책상에 앉아 줄그으며.."
자폐증에 회복이라는 말이 가당치도 않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
치료 방법은 없느냐 울부짖는 나에게 대답한 어느 무지한 의사가 말한 대로(지금 생각하면 그는 무지하다.)
"어머니. 장애가 왜 장애인 줄 아세요?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서 팔이 하나 없어서 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치료를 한다고 팔이 자라지는 않잖아요?"
이 말이 맞는가 보다 하고 살았다.
이 책의 저자 Sonya Doherty, ND는 자폐 아이의 엄마이자 의사이다.
15년간 수천 명의 장애 아동을 치료했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자폐를 정신장애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내과적 문제라고 말한다.
이 책은 생의학적 치료의 부모 매뉴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리고 자폐 아이들에게 왜 생의학이 필요한지,
어느 부분을 어떻게 보충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이가 자폐증 진단을 받고 나서 어떤 게 좋다더라 하면 득달같이 해 보았다.
그중에는 고함량 비타민 먹이기와 오메가3를 먹이는 것도 포함이 되었었다.
난데없이 비타민을 먹은 아이는 매우 격렬한 반응을 했고,
나는 그것이 아이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해서 중단했다.
앞으로 함부로 아무거나 먹여 아이를 고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들 먹는 거 먹고,
남들 하는 경험 똑같이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신체 메커니즘은 다르다는걸..
다를 뿐만 아니라 매우 손상되어 있는 상태라는 걸 최근 몇 년 사이에 알았다.
자폐와 생의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식이조절 없이는 아이를 낫게 할 수 없다.
내가 모르는 그 기간 동안 내 아이는 고통받고 있었을게다.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이 5년만 더 빨리 나왔으면, 혹은 그전에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건 쓸데없는 생각이다.
지금 알게 된 것도 행운이다.
이 책을 옮겨주신 남용현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자폐 부모들이 읽을 수 있는 얇은 책.
정말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나는 자폐증이 회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아이와 비슷한 아이들을 키우시는 분들께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