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맘님 블로그에서 이 책을 보고 단숨에 주문했다.
'당장 읽어봐야지.', 했던 마음은 책이 도착하고 한두 페이지를 읽다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읽기로 했다.
그때 생각했던 숨 고르기는 잠시, 아주 잠시만 휴식을(정신적 휴식) 취하고 다시 읽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나의 정신은 계속 혼비백산할 일이 늘어났고,, 숨 고르 기고 뭐고,, 이제는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300여 쪽이 넘는 도톰한 책이지만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일기장 같았기 때문이다. 모든 일들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다른 사람이 쓴 나의 일기장.
저자 윤정은 님은 아이가 둘이다.
둘째 희랑이는 우리 아이처럼 발달장애가 있다. 자폐성 장애..
저자는 어느 시점에 아이를 공교육의 세계에서 홈스쿨의 세계로 위치를 조정해 주었다.
아이에게 맞는 맞춤 교육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홈스쿨 스케줄에 2박 3일의 아들과 둘이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공교육을 박차고 나온 부분이나, (박차고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매우 차분하고 조용한 분 같으니..^^;; 책을 읽고 난 후, 나만의 느낌일 수도 있다. 그래도 과감하다 생각하여 박차고!)
아이를 데리고 평탄화 작업도 하지 않은 차로 차박을 하며 두 밤 여행을 시작한 부분은..
정말이지 용감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
책 속의 주인공 희랑이는 내 아이와 참 닮은 구석이 많았다.
특히 똑같은 말을 계속하는 부분.. 저자의 고충이 정말 깊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엄마가 똑같이 말을 따라 해줘야 마음이 안정되는 내 아이..
대부분 성심성의껏 대꾸를 해주었는데.. 슬슬 나도 저자처럼 새로운 도전을 해보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 나이에 맞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아이를 보면 아기 같다.
생각과 행동이 어리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미 내 마음속 너무나 깊이 '도움을 주어야 하는 불쌍한 내 새끼'라는 각인을 새겨놓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 든다.
고쳐야지, 나의 이 잘못된 방식의 육아를 고쳐야지 하면서도 못 고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희랑이 어머님께 많이 배웠다.
입으로는 '자립'을 외치면서 때로는 양말도 신겨주는 나를 반성했다.ㅜㅜ
여행은 늘 돌발 상황의 연속이다.
엄마와 희랑이의 두 밤 여행 속에는 무수한 돌발 상황이 등장한다.
상상만 해도 골이 지끈한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엄마의 도전은 계속된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점점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이 엿보여 너무나 기뻤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엄마도 성장하였고, 글을 읽는 나 또한 함께 조금은 자란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오롯이 함께 했던 제주여행이 생각났다.
둘만의 첫 캠핑이었는데, 그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었다.
얇은 천 하나 믿고 그 안에 함께 있었던 아이와 나.
다음날 비가 개이고 맑은 아침을 맞이하며..그때 무척이나 큰 용기가 생겼던 기억이 난다.
아이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용기.
최근엔 이런저런 이유로 여행을 하지 못했지만..
나도 다시 용기를 내어 지금을 즐겨야겠다.
많은 것을 일깨워준.. 고마운 [두 밤 육아]
희랑이와 희랑이어머님, 누나, 아버지 모두들 행복하시길!!
이 세상의 모든 희랑이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