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시설은 대부분 외진 곳에 있다.
혐오시설이라며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한다.
아이들의 특수학교를 짓는 일도 이리 힘든데, 시설은 오죽할까 싶다.
이 책은 대규모 장애시설인 동백원에서 살던 시설 거주자들이 아파트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살게 된 기록을 담았다.
30여 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30평대 아파트에 4~5명씩 살고 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을 모두 한 권에 담지는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에 살게 된 입주자들은 중증 장애인이기에 돌봄이 필요하다.
그래서 도움을 주시는 직원분들이 늘 계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아닌 '내 집' , '내 공간'이 생긴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던 일들, 미처 생각하지 못하던 일들도 하나씩 하나씩 해 내가고 있다.
책을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처음에는 편견을 가지고 대하던 이웃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는듯했다.
단골가게가 생기고, 경비 아저씨와 서로 인사하고..
비장애인들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에 이들은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책 속에서 적응의 시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말이 너무나 와닿았다.
요즘 장애인의 탈시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책에서처럼 신체장애는 탈시설을 주장하지만, 발달장애는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어느 세력에 의해서가 아닌, 장애인 당사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차별화해서 제공하면 좋겠다.
당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가장 정확할 일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거리에서는 장애인을 보기 힘들다.
이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모두가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임을.. 모두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다.
TV 속의 장애인 이야기에는 안타까워하고 응원을 하지만,
막상 내 주변에 있으면 피해를 주는 게 아닐까 전전긍긍하는 마음들도 생긴다.
나도 누군가와 다른 점이 있듯이,
이들도 그저 조금 다른 사람들일 뿐 우리의 이웃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