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2007년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던 소설 어둠의 속도가 전면 수정을 거쳐 재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미래의 이야기를 다룬 SF 소설이다.

이 소설 속 세상은 임신 중 태아의 자폐증 여부를 알아낼 수 있고, 또 치료가 가능한 시대다.

더 이상 새로 태어나는 자폐인은 없다.

하지만 치료법이 생기기 전 태어난 남은 자폐인들은 존재하고 있는 시대다.

소설 속 시대의 마지막 자폐인과 관련된 사건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루'는 고기능 자폐인이다.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직장이 있고, 취미도 있다.

다만 자폐인 특유의 사회성은 결여되어 있다.

그는 회사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예측 불가한 사건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주인공 '루'는 그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 하는 대략의 스토리이다.

사실 책은 꽤 두툼해서 500여 페이지가 넘는다.

내가 소개한 것은 정말로 대략의 줄거리일 뿐이다.

자폐인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참 많다.

중증 장애인의 경우라면 장애를 극복하고 가족끼리 얼싸안는 드라마나

서번트증후군처럼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가진 자폐인들이 주인공이 된다.

그들의 빛나는 재주를 다룬 이야기는 읽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폐를 가진 사람은 모두 특별한 능력이 있겠구나 하고 오해하도록 만드는 경우들도 많다. (물론 그런 능력이 나와야 재미는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과연 이 책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을 얼마만큼 알고 그들을 표현했으며,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궁금해서였다.

결과는 썩. 아주.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전 정보 없이 책을 읽었는데, 읽으면서 '작가는 자폐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많은 자폐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입양해서 키웠다고 한다.

역시, 경험에서 나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이었다.

주인공 '루'는 정말 인상 깊은 캐릭터였다.

우리들에게 자폐란 너무나 미지의 세계다.

학자들 간의 의견도 분분하다.

알듯 모를 듯 정말로 모르는 자폐의 세계.

책을 읽으며.. 이런 미래 -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자폐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조금은 달라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