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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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소설을 손에 잡았다.

책 소개 중에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드보일드 한 그 어떤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주인공은 갑자기 택배 일을 하게 된 택배기사다.

독특한 점은 구구절절한 주인공의 사연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수중에 돈 십만 원이 있을 뿐인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이유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오게 된다.

그리고 숙소를 제공한다는 택배회사에 취직을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기이하다.

사실 주인공은 사람들과 엮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내가 원치 않아도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과 그 속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작가는 잘도 만들어냈다.

티셔츠를 입고 야구모자를 쓴 사람.

길을 걸어가는 노인.

폐지를 줍는 사람.

산타 할아버지 같은 택배 기사님들.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나 또한 그 풍경이 되곤한다.

그 흔한 모습에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책을 덮고 잠시 또 생각에 잠긴다.

하드보일드 소설이 이런 장르였던가..

내가 읽은 침입자들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문학스러움이 뚝뚝 묻어나는 책이다.

정혁용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어보았다.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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