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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전 -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카피라이터 정철이라는 사람은 모를지라도 대한민국에서 그의 광고를 한 번도 못 본(혹은 못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을 향하라."
나 또한 처음 그 문구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저자의 새 책이 나왔다.
[사람사전]
처음엔 제목만 보고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서 말을 하는 걸까?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한두 페이지 넘겨보니 저자의 마음, 가치관, 통찰과 유머가 어우러진 책이었다.
또한 불편한 진실이나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비수처럼 뚫는 아픈 책이기도 했다.
사전처럼 ㄱㄴㄷ 순으로 단어가 나오고 그 단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적었다.
대부분 사람에 대한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14번. 가만히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말.
내가 죽을 수도 있는 말.
꼼짝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은 제발 하지 말기를.
우왕좌왕도 좋고 허둥지둥도 좋고 갈팡질팡도 좋으니 어떻게든 움직이라고 말해주기를.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이 부분을 읽으며 나 또한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4월이면 우리는 이 '가만히'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비통한 마음에 잠길 것이다.
잊지 않겠다고 늘 다짐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잊고 있었던 나 자신에게 놀랐다.
다시금 일깨워준 저자에게, 이 문장들에게 고마웠다.
짧은 문장이나 문단으로 이루어졌지만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까닭은 단어 하나하나의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내 생각과 의견을 마음속으로 말했기 때문이리라.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나만의 마음 사전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쉬울 것 같았다.
책에 나온 단어를 보며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 보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에 대한 생각은 부족했던 게 아닐까.
저자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