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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 따뜻한 아랫목 같은 기억들
초록담쟁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평점 :
'취향 저격'이라는 근래에 쓰는 말이 있다.^^
이 책이 딱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책이다.
책 속 가득히 예쁜 소녀와 아기자기한 시골 풍경들이 펼쳐진다.
어릴 적 내가 시골에 살며 겪었던 일들 혹은 꿈에서 보았던 것 같은 모습들이
아름다우면서도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책에서 꽃내음이 나기도 하고, 소나기가 막 쏟아질 때처럼 흙 내음이 나기도 했다.
추운 겨울 꽁꽁 언 내 손을 안쓰러워하며 감싸주시던 할머니 생각도 났다.
특별한 장난감이 없어도 자연을 벗 삼아 자라났던 그날들이 떠오른다.
덮으면 쨍하게 햇볕 냄새 가득하던 할머니의 이불도, 장날 버스를 기다리며 모여 앉아계시던 어르신들도..
책 한 권으로 이렇게 많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행복했다.
저자 초록담쟁이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꽤 유명한 분이신가 보다.
미술을 전공했고, 아이들을 시골에서 키우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 말로 이미 완성된 금손이신 듯 ^^)
아이들과의 이야기들을 담은 이 책이 꽤 오랜 시간 만에 나왔다고 쓰여 있다.
저자와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조심스레 엿보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한 번에 후루룩 볼 수도 있겠지만 가만가만 그림을 들여다보는 게 제격인 책이다.
따뜻한 색감이 좋고, 무엇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작업한 흔적이 역력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유년시절이 그리울 때 한 번씩 들여다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예쁜 추억 같은 책이다.